# 벤처캐피탈인 B는 최근 사내에 NFT 전담 분석팀을 신설했다. 정보통신(IT)과 메타버스에 전문성을 가진 젊은 심사역들을 배치했다. 외부에서 회계전문가도 초청해 자산가치 분석 및 케이스스터디를 하는 자리도 마련키로 했다. 올해만 대여섯 건의 NFT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

NFT 시장이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창작물 관련 IP를 보유한 각 분야 벤처기업들은 잇따라 NFT 발행을 추진하고 있고, 투자사들은 앞다퉈 분석 및 대응팀을 꾸리는데 힘을 쏟는 모습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음원판매 플랫폼기업인 비트썸원은 지난 11일 15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pre-series A) 투자를 유치했다. 사모펀드 머카바와 호반건설 계열 벤처투자사인 코너스톤투자파트너스가 참여했다.

비트썸원은 작곡가ㆍ비트메이커 등을 주요 고객층으로 음원ㆍ비트를 NFT로 발행해 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복잡한 저작권 등록 절차 없이도 NFT 발행을 통해 창작물에 대한 고유권한을 증명할 수 있다. 이에 작곡가들 사이에서 사용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밖에 다양한 분야에서 다수의 기업들이 NFT 발행을 앞세워 투자 시장에서 투자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 중으로 투자IR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업체만 1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벤처캐피탈들이 NFT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확장성' 때문이다. 창작활동으로 생성된 결과물 및 IP인 경우 분야를 크게 따지지 않고 적용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미술, 음악,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게임, 디지털 부동산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NFT를 활용할 수 있으며, 한 분야에서도 세분화 하여 추가 적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은 수많은 창작물들과 IP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상품화 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넓다"며 "그 중에서도 특히 시장성이 높은 분야를 발굴ㆍ선점하기 위한 기업들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NFT 시장개척에 대한 니즈는 코스닥 기업들 사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투비소프트'는 지난 17일 안무 콘텐츠를 기반으로 NFT를 발행하고 거래하는 'NFT 거래소'를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유명 안무가들이 대거 소속된 진힙즈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제휴(MOU)를 체결해 안무 콘텐츠를 제공받기로 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들은 NFT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공감하면서도, 안정적인 투자기반이 확보되기 위해선 제도적인 보완이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이력'도 많이 축적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황금알 같은 섹터로 여겨지지만 여전히 검증된 수익모델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호한 측면도 존재한다"며 "향후 법적·제도적 보완이 이뤄지고 수많은 창작자들이 시장에 참여하는 등 트랙레코드가 충분히 쌓여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