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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부품-세트사업, 손발 안맞는 수직계열화
백승룡 기자
2022.03.25 08:05:12
OLED 패널 확보 난항…스마트폰 모바일AP 퀄컴 제품 탑재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4일 17시 0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사업에서 스마트폰·TV 세트사업으로 연결되는 수직계열화 시너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를 자체 개발하고도 스마트폰 갤럭시 S22 시리즈에 탑재하지 못했다. TV 제품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율 문제에 발목이 잡혀 패널 확보에 난항을 겪으며 국내 출시 계획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 OLED TV, 삼성디스플레이 저조한 수율에 국내 출시 '미정'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북미와 유럽 지역에서 퀀텀닷(QD)-OLED TV 사전판매에 돌입했다. 이번에 출시된 QD-OLED TV는 그간 삼성전자가 주력한 액정표시장치(LCD) TV와 다른 'OLED TV'라는 점이 특징이다. OLED는 별도의 백라이트 없이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 방식이다. 일찍이 OLED TV에 진출한 LG전자와 달리, 삼성전자는 "관심 없다"며 OLED 도입 가능성을 부인하다가 올해 들어서야 후발주자로 뛰어든 것이다.


문제는 OLED 패널 부족으로 국내 출시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TV 시장 상황과 제품 생산량을 고려해 북미와 유럽에서 우선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며 "국내 출시는 아직 확정이 안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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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올해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가전 박람회 'CES 2022'에서도 QD-OLED TV를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양산하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수량이 나오질 않아서 (CES 2022 전시목록에서) 뺐다"며 "수량이 어느정도 확보되면 소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QD-OLED TV 이미지.(사진=삼성전자 미국법인 홈페이지)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1월 QD-OLED 첫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패널 생산능력은 월 3만장으로, 연간 55인치와 65인치 TV를 약 100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수율(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은 50~6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만들어낸 제품의 절반 가량은 사용하지 못하는 셈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양산을 시작한 단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수율이 잘 나와야 50% 수준"이라며 "삼성전자의 연간 TV 판매량이 4000만대가 넘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 안팎에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간의 협업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8.5세대 OLED 유리원판 투입 기준으로 경기도 파주에 월 8만장, 중국 광저우에 월 9만장 등 총 17만장 규모의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은 최대 1000만대의 OLED TV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다만 LG디스플레이도 ▲LG전자 400만~450만대 ▲소니 200만대 등 고객사 물량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에 납품할 수 있는 물량은 연간 100만~150만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존심을 굽히고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더라도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 물량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LG전자가 OLED TV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세계 TV 1위' 사업자인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내키지 않는 선택지였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OLED 진출이 늦어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수율이 확보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데다가 삼성전자의 주력인 QLED TV 대비 높은 가격대를 책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와의 가격협상도 더뎌 여러모로 난관에 처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왼쪽)과 OLED TV 시장 점유율(오른쪽).(자료=옴디아 기준)

◆ 모바일AP 개발, 갤럭시S22에 탑재 못해


삼성전자의 부품-세트 수직계열화 시너지가 힘을 쓰지 못한 사례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나타났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갤럭시 S22 출시를 앞두고 미국 AMD와 협업해 모바일AP '엑시노스2200'을 개발했지만, 불량률이 높아 정작 갤럭시 S22 시리즈에 탑재하지 못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수율 낮은 '엑시노스2200'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대안으로 택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를 넘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오는 2030년까지 1위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자사 스마트폰에도 채택되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최근 공개한 중저가 스마트폰 모델 갤럭시 A33·53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AP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삼성전자의 '엑시노스1280'가 탑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사 모바일AP가 프리미엄 라인에는 부족하지만 중저가 라인에는 적합하다고 인정한 모양새가 된 셈이다.


갤럭시S22 울트라|삼성전자 제공

◆ 수직계열화 시너지 강화 컨트롤타워 필요성 제기


수율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전략수립이 충분히 선제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여느 산업을 막론하고 생산 초기엔 수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OLED TV 진출 등 의사결정이 뒤늦게 이뤄지다보니 부품사업도 원하는 시기에 조달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를 통해 세트사업을 총괄하게 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그간 꾸준히 OLED TV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한 부회장이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상품개발팀장을 맡던 2012년 삼성전자는 OLED TV를 처음 선보였지만, 당시 수율이 너무 낮은 탓에 OLED TV를 접고 UHD TV로 선회한 뒤 LCD 위에 QD 필름을 입힌 QLED TV를 주력으로 삼아왔다.


일각에선 계열사끼리 손발을 맞추는 컨트롤타워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 부회장과 함께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경영 전면에 서게 된 경계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 전자계열사간 사업 조율을 맡는 정현호 사업지원TF장(부회장)이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부품사업부터 세트사업까지 수직계열화를 구축한 것은 거래비용을 낮추고 원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조달받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수직계열화 체계를 갖춰 놓고도 수율 등의 문제로 원하는 비용 혹은 시점을 맞추지 못한 것은 기술적 효율성이 예전과 같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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