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롯데그룹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친 거대 식품회사를 출범키로 한 가운데 시장에선 벌써부터 양사 합병이 불러올 효과가 적잖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누릴 수 있는 이점이 크다는 점에서다. 

현재 시장에서 바라보는 합병 효과는 ▲재무구조 개선 ▲비용효율화가 꼽히고 있다.

우선 롯데제과와 비교해 재무건전성이 좋은 롯데푸드가 흡수됨에 따라 여러 재무비율이 개선될 전망이다. 단순합산치를 기준으로 롯데제과의 작년 말 부채비율 및 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106.5%, 34.4%다. 반면 롯데푸드의 경우 동시점 부채비율은 61.8%, 차입금의존도는 19%에 불과했다. 양사가 작년 말 합병한 것으로 간주할 경우 통합롯데제과의 부채비율 및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86.4%, 27.6%로 개선된다. 이는 산업권에서 통상적으로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비율(부채비율 100%, 차입금의존도 30%)보다도 안정적인 수준이다.

양사 합병은 비용절감 효과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쟁관계인 각사 빙과사업부가 합병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원재료를 통합구매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영업망 통합 시 구조조정 효과도 낼 수 있어서다. 이밖에 중복되는 양사 본사 조직 또한 통폐합 대상이 될 수 있어 비용효율화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이는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롯데그룹은 적극적인 인력 재배치를 통해 현재 보유 중인 인적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신용평가사 또한 통합법인의 재무비율 및 비용구조 개선효과를 주목하고 있다.

김병균 한국기업평가 평가 4실장은 "롯데푸드의 수익성이 롯데제과대비 낮아 합병 이후 수익지표가 소폭하락할 예정이나 구매·생산·네트워크가 통합되고 빙과사업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효율이 개선될 것"이라며 "반대로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비율은 롯데제과가 롯데푸드 덕을 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합병 과정에서 지출될 비용이 제한적이란 점도 긍정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양사는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가 주식매추청구권을 행사할 시 이를 사들일 예정이데, 시장이 합병을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실제 행사될 주식매수물량이 크지 않을거란 이유에서다.

실제 합병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24일 롯데푸드의 종가는 전일 대비 5.81% 상승한 34만6000원을, 롯데제과 역시 5.17% 오른 12만2000원을 기록했다. 그 결과 양사 주가는 회사가 미리 책정한 주식매수청구권 매입 예정가(롯데푸드 32만761원, 롯데제과 11만5784원)도 뛰어 넘었다. 이에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측은 양사 합쳐 1200억원 안팎의 주식매수청구권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합병의 골자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부족분이 채워지는 것"이라며 "통합법인 출범으로 롯데제과는 신선 및 건기식사업을 본격화 할 수 있고 롯데푸드는 롯데제과의 영업망을 통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글로벌 진출에 한 발 다가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사업 및 구조적 시너지 창출을 위한 계획을 짜고 있는 단계로 구조조정여부 및 사업목표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합병은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흡수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합병기일은 오는 7월 1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