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호연 기자]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가 러시아 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르노에 대한 보이콧을 촉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기존 러시아공장 생산물량이 르노의 한국공장으로 넘어올 가능성을 제기한다.

◆ 우크라이나정부 보이콧…르노 "러시아공장 가동 중단"

25일 외신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라 잇따른 철수에 나섰다. 반면 이 과정에서 르노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개적으로 보이콧 입장을 내비쳤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르노가 러시아에서 철수하길 거부했다"며 "전 세계 고객과 기업에게 르노그룹에 대한 보이콧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후 르노는 이 같은 요청을 수용해 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르노는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늘부로 모스크바 소재 제조공장의 조업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 같은 르노의 조치에 대해 "쿨레바 장관이 환영의 입장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앞서 르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스크바 인근 공장의 생산을 잠시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

르노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은 20여년 전부터다. 르노는 러시아의 주요 자동차 업체인 '아브토바즈'의 지분 69%를 보유하고 있다. 르노는 러시아공장에서 생산된 차량 일부를 다른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 한국 공장으로 생산물량 이전할까 '촉각'

이번 르노의 러시아 공장 철수를 두고 국내 자동차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그간 러시아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르노 한국 공장에서 대신 생산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르노코리아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QM6와 SM6, XM3, 트위지까지 부산 공장에서 생산을 하고 있는데 러시아 공장 생산 물량과 겹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며 "현재 수출하고 있는 차량은 XM3 뿐인데, 해당 차량은 러시아공장에서 생산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공장으로 생산물량 이전 가능성은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르노코리아는 기존 '르노삼성자동차'에서 22년여만에 '삼성'을 떼고 새출발을 알렸다. 삼성 브랜드 이용권 계약은 오는 8월초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지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코리아는 르노그룹 및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일원으로 한국 시장에 뿌리를 둔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의지를 담아 사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