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설동협 기자] 기아가 국내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 국내에서 공장을 새로 짓는 건 1997년 경기도 화성 3공장을 완공한 후 25년 만이다. 기아는 이번 신공장을 통해 전기차 기반 PBV(목적기반차량)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 내년 경기 화성에 착공, 2025년 상반기 양산 돌입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오는 2023년 3월 경기 화성에 위치한 오토랜드 내에 전기차 기반 PBV 전용 공장을 착공한다. 오는 2024년 하반기 완공후, 이듬해 양산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점쳐진다.
기아는 이번 공장과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생산 규모 등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연간 수십만대 규모의 PBV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액은 조단위가 될 전망이다.
PBV는 하부와 상부를 완전히 분리할 수 있어 목적에 맞게 차량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용도를 다르게 할 수 있는 공간 및 디자인, 좌석배치, 전자제품 적용까지 '니즈'에 맞게 설계할 수 있어 이른바 '이동형 개인공간'으로 불린다.
물론 개인공간 외에도 식당과 카페, 숙박공간으로까지 활용할 수도 있다. 전기차의 지향점이 자율주행 기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PBV는 여기에 최적화된 차량임을 알 수 있다. 현재 기아는 화성 내에 1~3공장을 운영 중이다. PBV 신공장이 완공되면 4공장 체제가 되는 셈이다.
◆ 기아, PBV 2030년 시장 점유 1위 목표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PBV 사업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일본 도요타의 경우 PBV 전용 모델 'e-팔레트'를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기아는 2030년 PBV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25%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간 2000만대 규모의 시장이 새롭게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달 초 열린 기아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PBV 시장은 2025년부터 본격 확대될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가 된 만큼, 기아도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발빠르게 합류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의 향후 목표는 오는 2030년 연간 100만~150만대의 PBV 출고량을 달성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PBV 시장의 글로벌 '왕좌'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오는 2025년 선보이는 기아 전용 PBV는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성을 고려해 중소형급 사이즈로 개발될 전망이다. 기아는 PBV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 소화물이나 식품 배달 등에 최적화된 '초소형 PBV'부터 지금의 대중교통 수단을 대체하거나 이동식 오피스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PBV에 이르기까지 차급을 점차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최근 다목적성 모빌리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글로벌 PBV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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