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SK스퀘어가 올해 반도체, 블록체인 등 미래 성장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다. 이미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출범과 동시에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투자업계 큰손으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는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를 비롯해 보다 적극적인 투자 유치 전략으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은 28일 본사 수펙스홀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 한 해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M&A(인수합병) 시장에서는 좋은 기업들을 좋은 가격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라며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에 투자해 SK스퀘어 기업가치 증대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정보통신기술(ICT) 투자 전문 회사다. 이 회사는 향후 3년간 2조원 이상의 자체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공동투자 기반을 마련해 반도체, 블록체인 등 미래 성장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SK스퀘어는 자회사 SK하이닉스와 사업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 미국, 일본 등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내 대표 기업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최근 해외 유수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SK스퀘어에 공동 투자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스퀘어는 블록체인과 같은 미래 플랫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이미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디지털 휴먼 제작사 '온마인드' ▲국내 농업플랫폼 '그린랩스' 등에 발 빠르게 투자하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투자해 2대 주주에 오른 이후 블록체인 기반 경제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SK플래닛의 멤버십∙포인트 등 SK스퀘어 관계사가 보유한 실물 자산과 암호화폐를 연계한 서비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내 SK플래닛과 함께 암호화폐 발행도 준비 중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관계사들과 협업해 올해 상반기 내로 암호화폐 백서를 공개하고, 연내 암호화폐 발행과 이에 연계한 서비스 확장에 나설 계획"이라며 "현재 관계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ICT 서비스와 오랜 기간 쌓아온 기업 신뢰도, 블록체인 기술력을 토대로 암호화폐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스퀘어는 자회사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현재 비상장사인 원스토어를 필두로 SK쉴더스, 웨이브, 11번가 등을 순차적으로 상장할 예정이다. 자회사 IPO로 확보한 신규 자금을 다시 투자에 활용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SK스퀘어는 이날 본사 수펙스홀에서 제 1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승인했다. 회사 출범 후 2달간 실적이 반영된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는 매출 1조 1464억원, 영업이익 4198억원으로 확정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120억원으로 승인이 이뤄졌다.

박 부회장은 "SK스퀘어가 향후 투자 수익을 실현하면 자사주 매입∙소각 또는 특별배당을 통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