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계약 해지 통보...에디슨 "납입일 연기될 줄 알았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 측에 인수합병(M&A) 계약 해지 사실을 통보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앞서 계약금 305억원만 납입한 상황이다. 나머지 잔금 2743억2000만원을 관계인 집회일(4월 1일) 5영업일 전인 이달 25일까지 납부해야 했다. 

만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시일 내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못하면 '그 즉시 계약이 해지된다'고 투자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끝내 잔금 납부를 하지 않으면서 '계약 즉시해지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현재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의 계약 해지 통보와 관련해 예상치 못했다는 분위기다. 관계인 집회 개최일이 연기되는 것으로 알고, 납입일도 연기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이다. 

에디슨모터스 측은 "관계인 집회 개최일 연기 요청으로 인수 대금 납입 기한 또한 연장될 것으로 보고 해당 납부일까지 돈을 내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쌍용차의 상장유지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관계인 집회 개최일을 법원에 연기 요청했다. 관계인 집회 개최일이 연기될 경우 납입일도 함께 밀려나지만, 법원은 에디슨모터스측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잔금일 변동 없이 에디슨모터스가 지난 25일까지 입금해야 되지만, 끝내 하지 않았다.

현재 에디슨모터스측은 쌍용차의 계약 해지 통보와 관련해 대응 방안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에디슨모터스 관계자는 "쌍용차의 공시 내용을 확인했다"며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못해 기한이 연기될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었는데 대응 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에디슨모터스, 잔금 왜 못냈나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파기의 원인이 에디슨모터스의 불확실한 자금조달 계획에 있다고 본다. 그동안 에디슨모터스는 꾸준한 손실을 내왔고, 현금성자산도 작년 3분기 말 기준 예치금 등을 포함해 200억원 가량에 그친다. 애초에 자금력이 없었다는 의미다. 

이같은 이유로 에디슨모터스는 외부 자금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할 예정이었고, 재무적투자자(FI) 찾기에 힘을 실어 왔다. 하지만 FI로 확보했던 사모펀드 키스톤PE가 투자를 철회했고, KCGI도 최종적으로 컨소시엄에 합류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에디슨모터스는 급하게 유앤아이 지분 투자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2700여억원을 일시납으로 지불할 자금력이 불가했던 셈이다. 

에디슨모터스는 계약 파기 원인을 제공한 만큼, 인수 계약금으로 지불한 305억원을 돌려받지 못한다. 쌍용차는 다시 원점에서 인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쌍용차는 청산 절차를 밟게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쌍용차는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해 재매각을 추진하고 법상 허용되는 올해 10월 내 새로운 회생계획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용원 쌍용차 법정 관리인은 "이러한 경영여건 개선이 회사의 미래가치를 증대시켜 보다 경쟁력 있는 인수자를 물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단 시일 내 재 매각을 성사시켜 이해관계자들의 불안 해소는 물론 장기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