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원재연 기자] 넷마블 그룹은 자체 블록체인 생태계 마블렉스(Mablex) 외에도 핵심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가 인수한 아이텀게임즈를 통한 가상자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가상자산 MBX가 아닌 별도 가상자산 '아이텀큐브(ITAMCUBE)' 토큰을 활용하고 바이낸스와 협업을 통해 별도 생태계도 꾸려나가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1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 핵심 자회사 넷마블에프엔씨는 이달  블록체인 기반 캐주얼 슈팅게임 '골든 브로스(Golden Bros)' 출시로 블록체인 게임의 첫 발을 뗀다. 넷마블에프엔씨의 게임들은 지난해 인수한 블록체인 게임사 '아이텀게임즈'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지난달 MBX를 공개한 넷마블과는 또 다른 방향성으로 별도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 '아이텀큐브' 기반 새로운 생태계 

넷마블에프앤씨는 지난해 12월 아이텀게임즈 주식 38만8494주를 약 76억5000만원에 인수해 지분 90%를 확보했다. 아이텀게임즈는 지난 2018년에 설립된 블록체인 게임사다. 바이낸스 스마트체인(BSC) 기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보유했다. 

아이텀게임즈는 다른 모바일게임을 블록체인 플랫폼에 올려 P2E(플레이 투 언)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미들웨어 기술을 보유했다. 넷마블은 미들웨어 기술 보유 기업 인수로 향후 타사 게임들을 손쉽게 자사 블록체인에 올릴 수 있게 돼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서 강력한 퍼블리셔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올 1월에는 아이텀게임즈의 가상자산 아이텀(ITAM)을 아이텀큐브(ITAMCUBE)로 리브랜딩하고 넷마블에프앤씨의 기축 가상자산으로 삼았다. 아이텀큐브는 넷마블 생태계의 새로운 기축통화가 될 예정이다. 

◆ 아이텀큐브 1원에서 700원대로

다만 아이텀큐브의 전신 아이텀은 지난해 미진한 사업성과 때문에 업비트에서 상장 폐지된 과거가 있다. 사업 개시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가상자산 가격을 유지하지 못해서이다. 

아이텀게임즈는 지난 2018년부터 이오스 기반 자체 게임 '던전 프린세스: 인피니티', '블루던', '이노센티 배인' 등 많은 게임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오스 플랫폼이 몇 년간 제 길을 찾지 못했고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며 이들 게임 또한 큰 흥행을 얻지 못했다. 

가상자산 아이텀 가격 또한 ICO(가상자산공개) 가격 10원보다 밑인 1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프로젝트의 개발 현황 평가하는 사이트인 '스캠스코어'에서는 '최저' 평가를 받으며 업비트에서도 퇴출됐다. 

지난해 P2E 게임 열풍이 돌며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말 아이텀게임즈는 게임 서비스들을 모두 이오스에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으로 이동했다. 이듬해 넷마블에프엔씨와 인수 논의 과정에서 아이텀을 아이텀큐브로 리브랜딩하며 발행량도 기존 25억개에서 네 배인 100억개로 늘렸다. 넷마블에프앤씨가 인수한 이후에는 코인원에 재상장했다. 가격은 급등해 1일 기준 723원에 거래되고 있다. 

넷마블에프엔씨 입장에서는 기술 보유 기업 인수로 사업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또한 이미 유통되던 가상자산을 바로 리브랜딩해 사용함으로써 신규 가상자산 발행의 부담을 줄였다. 

다만 토큰의 추가 발행될 예정이어서 아이텀큐브 가치는 장기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이텀큐브에 따르면 새로 발행된 100억개 중 74% 유통량이 생태계 구축 용으로 게임 IP확보를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 바이낸스 협업·지갑업체도 인수

넷마블에프앤씨는 아이텀게임즈 인수 한 달 후인 지난 1월에는 블록체인 앱 지갑 서비스 제공업체 보토테크놀로지 지분 67%를 인수해 지갑 기술을 확보했다. 보토테크놀로지스는 가상자산 지갑 코인어스를 개발한 회사다. 

지난 2월에는 바이낸스로부터 블록체인 기술과 플랫폼을 제공받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넷마블에프엔씨는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상에 별도 사이드체인을 구축한다. 이미 많은 이용자를 확보한 바이낸스 스마트체인 기반인 만큼 다른 게임 유입도 용이하다. 

넷마블에프앤씨는 연이은 인수와 협업의 결과물로 올해 4월 아이텀게임즈의 블록체인을 활용한 캐주얼 슈팅 게임 '골든 브로스'를 출시한다. 골든브로스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일부 국가에서 서비스된다. 지난달에는 바이낸스와 첫 번째 협업의 일환으로 NFT 프리세일을 2회차에 걸쳐 진행했다. 

넷마블에프엔씨의 아이텀큐브 플랫폼은 블록체인 게임의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 있는 속도 문제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드체인을 활용한 이중 구조를 택했다. 골든브로스의 기본 게임 가상자산 'GB'가 있고 이를 브리지 토큰 'GBC'로 교환한다. GBC는 또다시 넷마블에프앤씨의 기축통화인 가상자산 아이텀큐브로 바꿀 수 있다. 위메이드가 '미르4'에서 '흑철'을 획득해 이를 '위믹스'로 교환 가능하게 한 것과 같은 구조다.  

넷마블 관계자는 "블록체인 산업이 아직 초기이고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넷마블과 넷마블에프엔씨는 클레이튼과 바이낸스체인이라는 서로 다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산업에 접근을 시도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며 전략 방향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