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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섬 게임' 빠진 배달(配達)의 민족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2022.04.07 08:23:56
배달비 놓고 이해관계자 갈등 폭증, 현장 목소리 반영된 묘수 찾아야
이 기사는 2022년 04월 06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손가락 몇 번만 까딱이면 집에서 미식을 즐길 수 있는 세상이다. 시간 구애도 없다. 아침, 점심, 저녁은 물론 새벽녘에도 원하는 음식을 신속‧정확하게 배달받을 수 있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서비스지만 이를 경험한 외국인들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기 바쁘다.


한국의 배달문화가 여느 나라보다 특화된 것은 해당 서비스가 수백년 전부터 이미 활성화돼 있었던 것과 무관치 않다. 친일파 최영년의 저서 '해동죽지(1925년)'에 따르면 조선 고관들의 속풀이를 책임졌던 해장국 '효종갱'을 남한산성 갱촌에서 끓여 한양 사대문으로 배달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한 조선 후기 학자인 황윤석(1729~1791)은 '이재일기'를 통해 1768년 7월에 과거 시험을 본 다음 점심 때 냉면을 시켜 먹었다고 기록했고, 일제강점기 시절인 1906년에 창간된 일간지 '만세보'엔 음식배달에 관한 광고가 게재되기도 했다. 이외 염상섭의 소설 '삼대'에도 '청요리집 배달이 닫은 문을 흔드는 바람에…'라는 구절도 나온다.


이렇듯 배달문화가 오래 전부터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보니 모 인터넷사이트에 "한민족을 왜 배달의 민족이라고 부르나요?"라는 질문에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먹는다는 의미에서 배달의 민족으로 부르기도 하고, '밝은 땅'이라는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다"라는 답변이 달린 것 아닐까. (참고로 한민족을 지칭하는 배달(倍達)과 물건을 가져다가 나눠 돌린다는 뜻의 배달(配達)은 한자어 자체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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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배달(配達)의 민족'이란 언어유희 자체가 부담스러운 시대가 됐다. 날씨와 시간, 거리 등 요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적게는 3000원에서 많게는 2만원의 배달비를 지불해야 하는 까닭이다. 물론 배달비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급증하는 배달 수요를 라이더들의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데다, 업체 간 단건 배달(주문 1건당 한 곳만 배달) 경쟁이 불붙으면서 라이더들의 몸값이 계속 뛰고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유튜브에서 '라이더 연봉 1억원 시대', '월 400만원 버는 자전거 배달맨'과 같은 영상을 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아울러 '배달공구와 셀프배달, 배달 끊기 챌린지' 등 배달비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 커뮤니티에 올린 글을 보는 것 역시 편치 않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결국 라이더와 자영업자, 소비자 모두가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불과 10년 전 중국집 철가방 오토바이가 도로를 종횡무진 하던 시절만 해도 배달은 당연시되던 무료서비스였다. 나아가 코로나19 팬데믹이 불거지기 전만 해도 '배달의민족' 등 배달앱 역시 일정금액 이상 음식을 시키면 무료배달 해줬기에 한국의 배달문화가 미풍양속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이러한 시절로 회귀할 순 없겠지만 새 정부에선 '배달비 공시제'나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 가이드라인'과 같은 탁상행정이 아닌 이해관계자 모두 '윈-윈-윈' 할 수 있는 묘수가 나오길 기대해본다. 답은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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