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무신사가 뒤늦게 수입 명품 검수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신뢰도 회복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가품으로 판명된 제품 외 다른 브랜드까지 논란이 확산할 경우 해당 명품 플랫폼 뿐만 아니라 향후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크림과 무신사의 '짝퉁' 논란에서 제조사가 크림 손을 들어주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무신사 측은 가품 논란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지만 가품 논란이 플랫폼사에게 민감한 문제인 만큼 무신사의 이미지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무신사가 가품 판매를 인정한 것은 3개월 만이다. 해당 논란은 지난 1월 한 소비자가 미국 스트리트 브랜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를 구매해 리셀(재판매)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에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후 무신사와 크림이 진·가품 여부를 두고 자존심 대결을 벌였으나 제조사 측이 '가품'이란 결론을 내렸다. 

이에 무신사는 해당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사과하고 보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 금액의 200%를 환불하기로 했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했다. 무신사는 글로벌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직접 공급받는 방식을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무너진 신뢰도를 회복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신사부티크에서 구매한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가품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고 있어서다. A 커뮤니티에는 "무신사에서 다른 제품을 구매했는데 괜히 불안하다", "검수 결과도 제대로 안 써있어서 입장문조차도 신뢰가 안간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무신사의 명품 관련 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신사부티크는 지난해 6월 명품 시장 진출을 위해 출범했다. 사업 초기인 만큼 소비자들의 확고한 신뢰가 필요한 시기지만 1년도 채 되지 않아 이러한 논란이 발생하면서 이미지 회복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향후 무신사의 IPO(기업공개)에도 이번 논란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장은 무신사가 늦어도 2023년에는 IPO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세과이어캐피탈에서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5년 이내 IPO 하는 조건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신사는 스타일쉐어, 29cm 등 패션플랫폼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으나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쿠폰 차별 지급 논란으로 경영진이 교체됐고 리셀 플랫폼인 솔드아웃도 가품 논란에 휩싸인 상황이다. 이처럼 무신사가 외형 확장에만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내실을 다지는데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플랫폼 회사에서 가품 논란이 터지면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다른 제품까지도 이러한 논란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무신사의 경우 이번 논란으로 인해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와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하느냐에 따라 향후 IPO 추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측은 신뢰도 회복을 위해 검수 절차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후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검수 프로세스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확대해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직접 공급받는 방식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