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KB자산운용이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각광 받고 있는 '2차 전지'를 테마로 한 ETF(상장지수펀드)를 선보인다. 이미 시장에 관련 상품이 등장한 지 4년여의 시간이 흐른 가운데서 액티브형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KB운용의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 액티브 ETF'(이하 KB 2차전지 ETF)가 오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의 'iSelect(아이셀렉트) 2차전지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해당 ETF는 2차전지 산업 밸류 체인을 구성하는 핵심 기업에 투자한다.

KB운용이 2차전지를 테마로 한 ETF를 선보인 건 관련 업종의 성장세가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차전지는 생활 필수품이 된 휴대폰, 태블릿 등을 전방산업으로 두고 있어 꾸준한 수요가 발생한다. 또 2차전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전기차가 보편화 될 것이란 점도 호재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을 17종 이상으로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포드, GM 등 미국의 완성차 브랜드도 같은 기간 자국 내 전기차 비중을 50%로 늘린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처럼 미래 전망이 밝은 업종을 투자처로 삼은 만큼 KB운용은 KB 2차전지 ETF에 각별한 공을 들였다. 해당 ETF를 운용하는 데 있어 두 개 본부가 합을 맞춘 것이다. ETF&AI본부 내 ETF운용실과 주식운용본부가 공동 운용을 맡는다. 협업 체계라는 점을 고려해 책임운용역도 2명을 배치했다. ETF&AI본부의 차동호 매니저와 주식운용본부의 강은표 매니저가 헤드를 담당한다. 특히 차 매니저는 HMC투자증권, 유리자산운용 등을 거친 12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이외에도 ETF&AI본부와 주식운용본부에서 각각 1명과 2명의 부책임역이 붙는다.

또한 KB운용은 후발 주자라는 걸 의식한 듯 액티브형으로 차별화를 시도했다. 2차 전지를 테마로 한 ETF가 시장에 등장한 건 이미 4년 전이다. 지난 2018년 9월, 삼성자산운용(KODEX2차전지산업ETF)과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2전지테마ETF)이 국내 첫 2차 전지 ETF를 선보였다. 이후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각각 1종과 3종의 라인업을 확장해 국내에는 총 6종의 2차 전지 ETF가 상장 돼 있다. 다만 이들 상품들은 모두 벤치마크를 고스란히 추종(상관계수 0.9 이상)하는 패시브형이다. 이와 달리 KB 2차전지 ETF는 매니저가 운용의 묘(상관계수 0.7 이상)를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둔 액티브형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액티브형으로 승부수를 띄운 KB운용의 전략이 시장에 적중할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보내고 있다. 벤치마크 대비 알파수익을 추구하는 액티브형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30개의 주식형 ETF 가운데 16개가 벤치마크 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기존 패시브형 ETF와 PDF(자산구성내역)가 유사하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KB 2차전지 ETF의 주요 투자처인 삼성SDI, 엘앤에프,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은 관련 테마에서 일반화 돼 있는 포트폴리오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리서치 기능을 가진 주식운용본부가 합심해 초과 수익 달성이라는 액티브형 본연의 목적을 달성코자 한다"며 "지속적으로 2차 전지와 연관된 유망 투자처를 발굴해 기존 패시브형과 차별화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