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차환 목적의 회사채 발행을 공시한 가운데 발행금리가 예년보다 3배 가량 높아지는 등 자금조달 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달 말 최초로 발행조건을 신고한 이후 불과 5일 만에 금리를 50bp(1bp=0.01%)까지 재인상해 확정한 점이 눈에 띈다. 최근 채권금리 급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자금조달압력이 단기간에 커지는 양상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전일 3000억원 규모의 무보증 원화사채 공모를 공시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에 대해 기존 채권의 만기도래에 따른 차환목적의 회사채 발행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56회차 공모 트랜치는 2년물(350억원)ㆍ3년물(2350억원)ㆍ10년물(300억원)로 발행된다. 최종 확정된 각각의 발행금리는 3.873%, 3.923%, 4.000%다.
이번 공모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확정된 발행금리가 예상 발행금리 대비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롯데칠성음료가 최초로 발행조건을 공개한 이달 6일까지만 하더라도 2년물(3.447%), 3년물(3.604%), 10년물(3.743%) 금리 모두 확정된 금리 대비 크게 낮은 상황이었다. 2년물 발행금리 기준으로 불과 5일 만에 50bp(1bp=0.01%) 이상 뛴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회사채 공모 수요예측 자체는 초기 1500억 모집에 8000억원 이상이 몰리며 흥행 양상을 보였고, 공모 금액을 3000억원으로 증액하기도 했다"면서도 "다만 그 후 발행금리가 오른 것은 시장금리가 단기간에 급격히 오른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기적으로 지금 회사채 발행을 단행하는 목적은 곧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상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채권시장 금리는 최근 한 달 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3.186%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 2.255% 대비 93bp가량 오른 수치다. 롯데칠성음료가 회사채 예상발행금리를 최초 공개한 지난 6일 2.941% 대비로는 24bp 이상 상승했다.
작년 대비로는 무려 3배 가까이 조달비용이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1월 55회차 회사채 공모를 진행했는데 3년물 1.220%, 5년물 1.551%, 10년물 2.223% 수준의 금리를 형성했다. 1년새 3년물 금리가 3배 이상 뛴 셈이다.
채권평가업계에서는 지난해 초저금리 금융환경 대비 현재의 금리수준이 상당히 높은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최근의 급격한 채권금리 상승세에 대해서는 우려를 드러냈다.
채권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1분기 회사채 투심 악화 등으로 사채 발행을 미뤄온 많은 기업들이 4월초부터는 조금씩 자금조달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다만 최근 채권금리가 다시 급등하고 있어 자금이 필요한 기업들 입장에서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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