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요진건설산업의 주요 수익원이었던 자체개발사업이 여전히 일감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설사들이 앞다퉈 자체개발사업 확대에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자체개발사업을 비롯한 굵직한 주택사업 수주가 적고 오피스텔, 도로공사 등 외주사업 편중이 여전한 상황이다. 다만 회사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이다. 

  

요진건설산업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은 2767억원으로 전년(2627억원) 대비 5.3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1억원으로 전년(60억원) 대비 149.62% 늘어났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지분법이익 등 영업외수익의 감소로 133억원에서 54.53% 감소한 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5.44%로 전년(2.3%) 대비 3.14%포인트 증가했다. 추진 중인 자체개발사업이 많지 않아 수익성 개선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요진건설산업의 자체개발사업은 '제로(0)'에 가까웠다. 2020년 완공한 등촌역 '와이하우스 오피스텔' 분양매출로 69억원을 기록했을 뿐이다. '성수동 2가 복합시설 신축공사'와 '신사동 복합시설 개발사업' 등 2곳을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추진하고 있지만 분양매출 없이 공사수익으로 인식한 금액이 총 174억원에 머물렀다.

공사수익 대부분이 국방시설본부 등 공공기관의 단순 도급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공사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공사수익 2696억원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공사는 미군 극동공병단에서 발주한 평택패밀리하우징 신축공사로 총 639억원의 공사수익을 인식했다. 

평택고덕신도시 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에서 526억원을 벌어들이며 뒤를 이었다. 이어 용답동 오피스텔 신축공사, 일산요진 YCITY 관공서 신축공사, 판교 업무연구시설 신축공사, 화성·부천 아파트건설공사 순으로 이들 사업장의 공사액은 각각 100억원 이상이었다.

요진건설산업이 자체개발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부지 확보에 소극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다른 건설사가 코로나19 시국에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공격적으로 부지를 매입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이 기간 동안 한국은행은 경기부양책으로 기준금리를 0.5%로 낮췄다. 대출장벽이 낮아지면서 시장에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했고 부동산 수요도 늘어났다. 자연히 건설사들도 자체개발사업을 확대했다. 

반면 요진건설산업은 자체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매입한 호텔의 재개발이 불발되면서 스텝이 꼬여버렸다. 2018년 요진건설산업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태원 캐피탈호텔 부지를 인수한 뒤 이를 상업시설로 재개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용산구의 용적률 400% 제한 규제 탓에 재개발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를 통해 재탄생한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젊은이들 사이에 핫플레이스로 부각되긴 했지만 재개발을 통한 기대수익보다는 수익성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요진건설산업은 그간 자체개발사업을 축소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며 "하지만 신사업으로 진출한 호텔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미얀마 시멘트사업도 정세 불안으로 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사업이 부진한 동시에 자체개발사업도 축소되며 타사 대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요진건설산업은 올해 오랜만에 자체개발사업을 재개한다. 남양주 다산동에 공급하는 '다산 와이시티 어반플랫'으로 지하 3층~지상 10층, 연면적 1만4014㎡ 규모의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 99세대, 근린생활시설 8세대로 구성돼 있다. 경의중앙선 구리역과 도농역 사이 남양주IC에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