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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을 내다본 '농금원'의 布石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2022.05.02 08:00:24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9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오동혁 IB부장] '농업' 그리고 '벤처'. 언뜻 보기에도 썩 어울리지 않는 이 두 조합. 하나는 1차산업의 대명사로, 또 다른 하나는 첨단 산업의 정점으로 오랜기간 인식돼 온 탓일 것이다. '농업 벤처'라 하면 여전히 '트랙터 제조사'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사고의 흐름 또한 이와 무관치 않다.


국내에서 농업과 벤처가 '투자'라는 매개를 통해 상생을 결정한 주요사건이 2010년에 일어났다. 농림부 산하기관인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 '농업 벤처 생태계 조성'이라는 원대한 포부를 천명하며, 관련 산업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할 '농식품모태펀드'를 출범한 것이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결정으로 평가받았다. 중기부, 문화부, 특허청 등 수많은 정부 부처들이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에 계정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간접 출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으로부터의 탈피. 출발부터 시장에 대한 도전이자, 모험이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초보 출자기관은 시장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야심차게 단행한 출자사업에선 운용사들 참여가 저조했다. 타기관 출자사업에서 돈을 못받은 신생·중소형 업체가 주를 이뤘고, 신청자가 한곳도 없는 부문도 나왔다. 이같은 분위기는 한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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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벤처투자 업계의 부정적 견해를 생생히 기억한다. "모펀드 출자비율이 낮고, 비인기 분야라 민간매칭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농식품 업체는 상장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극단적 의견도 있었다. "한국벤처투자 계정에 편입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운용해 인력·재원 낭비를 한다"는 다소 선넘는 지적도 있었던 것 같다. 


이런 시장의 부정적 시각과 무관심에도 농금원은 묵묵하게 출자사업을 이어갔다. '농식품산업 육성'이라는 대의명분을 향한 한 수, 그 '포석'이 깔린 채 시간은 흘러갔다.


10년이 훌쩍 넘은 현시점. 벤처투자 시장에서 농식품모태펀드의 위상은 확연히 달라졌다. 일단 투자 성적표를 제대로 가져온 영향이 컸다. 청산한 8개 자(子)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50%를 상회했고, 이중 최고 수익률을 낸 펀드는 130%를 기록했다. 마켓컬리, 프레시지, 헬로네이처, 제주맥주 등 성공 사례는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농업 벤처 육성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도 나왔다. 펀드 투자를 받은 농업 기업의 평균 연 매출 증가율은 16%에 달했고, 투자 전후 고용 인원 증가율도 10%에 육박했다. 현재까지 농금원이 출자해 조성한 자펀드는 1조5470억원(청산펀드 포함) 규모로 이제는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 않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농식품 산업이 집중 부각되고 있다. 식량안보, 건강 등의 화두가 떠오르며 농식품 본질에 대한 중요성이 조명받으면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과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벤처 본연의 매력으로도 주목 받는 분위기다.


농금원은 시장 흐름을 반영해 관련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를 선제적으로 내놓고 있다. 올해 1차 출자사업에선 스마트농업, 그린바이오, 영파머스 등 타산업 접목 및 청년창업 지원 냄새가 물씬 나는 분야가 눈길을 끈다. 이달 초 접수마감에선 8곳이 몰린 분야(마이크로)가 있을 정도로 운용사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농식품모태펀드는 출범 이후 꾸준히 진화해 왔다. 운용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투자조건을 개선하고 새로운 섹터를 발굴했다. 더 이상 시장의 냉소와 우려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오히려 농금원이 타게팅 하는 신분야에 주목하고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이번에 둔 수(手)들은 10년 뒤 어떤 포석이었다고 평가받을까. 농금원은 장기전에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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