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삼성증권이 기업공개(IPO) 대표주관 경쟁 대열에 합류한다. 대표주관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한편, 추가 딜 수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 이후 주춤했던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2월 초 스톤브릿지벤처스 IPO를 대표주관하며 올해 첫 실적을 쌓았다. 지난 1월 총 10건(스팩제외)의 IPO 공모일정이 진행됐으나 삼성증권이 이름을 올린 딜이 없어 시기가 늦춰졌다. 지난해 1월 초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IPO를 대표 주관한 것과도 대조적인 모습이다.

잠잠했던 분위기는 초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2022년 1분기 팍스넷뉴스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IPO 대표주관 실적 649억원을 거두며 6위에 올랐다. 대표주관 건수는 스톤브릿지벤처스·코람코원더리츠 등 2건에 그쳤다. 특히, 7위 하나금융투자의 격차는 2억원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당시 삼성증권은 IB 부문을 1·2부문으로 나누고 IB1 부문 산하에 IPO 업무를 담당하는 기업금융1본부를 편제했다. 그러면서 9년 동안 IB 부문을 담당한 신원정 부사장 대신 이상현 상무를 부문장 대행으로 임명했다. 또, 임명일 기업금융1본부장을 삼성전자로 이동시키고 유장훈 IPO 팀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회사 안팎에서는 기업금융(IB) 부문 리더십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임 본부장이 기업금융1본부장에 오른 지 6개월 만에 자리를 옮긴 데다 IB 부문장 직무 대행 체제가 한 달 넘게 이어졌기 때문이다. 회사 내에서 IB 투톱으로 평가받던 인물들이 동시에 자리를 옮긴 만큼,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였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한국거래소에 레이저쎌·아이씨에이치 등 IPO 대표주관을 맡은 기업 2곳의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또, 대표주관을 맡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다음 달 2일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도전한다. 이는 지난해 10월 비앤비에스엔지니어링 이후 6개월 만에 단독 대표주관이다.

대형 딜 수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최근 SK에코플랜트의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했다. SK에코플랜트는 기업가치 10조원을 목표로 한다. 또, 비록 대표주관은 놓쳤으나 지난 2월에는 케이뱅크(8~9조원) 경쟁 PT에도 참석하면서 공동 주관사 자리를 꿰찼다.

업계에서는 이 부문장과 유 본부장의 업무 능력에 힘입어 IB 조직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부문장은 지난 1996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뒤 26년간 IB 업무를 수행한 업계 전문가다. 유 본부장 역시 NH투자증권 등에서 20여년 동안 관련 업무를 수행한 베테랑이다. 두 인물 역시 능력만큼은 전임자와 비교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존에 추진 중인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시장 변동성이 높은 시기 다양한 IPO딜을 추진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