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호연 기자]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운항 재개 일정에 차질이 생긴 모양새다.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지연으로 당초 예상했던 이달 운항 재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기조와 함께 경쟁 항공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분위기에서 이스타항공이 실적 회복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운항 재개를 위해 지난해말 국토교통부에 AOC 인가 신청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에는 종사자 교육훈련에 필요한 업무·훈련 교범 규정을 가인가 받았다.

AOC는 항공 안전 면허로 항공사가 항공기를 운항하려면 필수로 취득해야 한다. AOC는 대개 신청 후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내 국토부 심사 과정을 거쳐 발급된다. 당초 업계에선 4월 중순을 발급 시기로 예측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AOC 발급이 이뤄지지 않자 운항 재개 시점이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기대감에 항공편 수요가 증가한 만큼, 이스타항공이 실적 회복의 황금기를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저비용항공사(LCC)들은 국제선 운항을 확대하거나 대형기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며 "이스타항공의 AOC 발급 시점이 하반기로 지연될 경우 빨라야 내년이 돼야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항공업계는 입국자의 자가격리 면제 조치 등 정부의 방역 완화 기조와 함께 국제선 예약 수요가 급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제선 이용객 수는 42만명으로 전월대비 28.3% 증가했다. 

게다가 항공사들도 국제선 운항 노선을 확대하거나 대형기 도입 등 한층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항공업계가 대형항공사와 LCC가 양극화한 현상을 보이며 '여객 수요 확대'가 2분기 실적 회복의 중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특이사항 없이 심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AOC 발급 심사가 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AOC 취득 이후 국내선 운항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2019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자 2020년 3월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 이후 직원 해고 등으로 갈등을 겪다가 코로나19까지 발발하면서 지난해 2월 회생신청을 했다. 경영난 속에서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횡령·배임 혐의로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이스타항공은 기업회생절차 개시 이후 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을 인수자로 선정했다. 성정은 인수자금 700억원과 운영자금 387억원을 투입해 이스타항공 인수를 마무리짓고 지난 3월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잉 737-800 기재 3대를 보유하고 있다. 상반기에 6대, 연말까지 총 10대의 여객기를 확대 보유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국토부로부터 청주-마닐라 여객 노선 운수권을 배정받았다. 이스타항공은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수익창출을 이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