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신한라이프의 일부 운용자산을 신한자산운용에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신한그룹 측은 아직 검토 단계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최대 40조원'이라는 구체적인 규모까지 특정된 터라 자산 이전설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다.

운용자산으로 인해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는 배경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보험사의 RBC(지급여력비율)는 246.2%로 전 분기(254.5%) 대비 8.3%p(포인트) 하락했다. 2019년 연말(260.8%)과 비교했을 때는 14.6%p 감소했다. RBC는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평가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본다.

감독원은 RBC 비율이 하락한 원인으로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 하락과 더불어 운용자산 증가를 들었다. 지난해 3분기 1062조원이던 보험사의 운용자산이 4분기에 1075조원으로 늘었고, 그 여파로 같은 기간 신용위험액이 8000억원(64조9000억원→ 65조7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신한라이프의 경우에도 지난해 3분기 58조8820억원이던 운용자산(대출채권·유가증권·부동산 등)이 연말에 59조0370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 연말(31조1925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무려 27조8445억원 가량 증가한 금액이다.

신한대체투자운용이 신한운용에 흡수 합병된 것도 자산 이전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올해 신한운용은 그룹 관계사였던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흡수한 '통합 신한운용'으로 환골탈태했다. 경영 부문에서는 조재민(전통자산), 김희송(대체투자) 대표가 투톱을 맡는 체제가 도입됐고, 순식간에 운용자산(AUM)이 7조원 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지난해 연말 67조9317억원이던 신한운용의 운용자산은 19일 기준 74조7754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로 인해 업계 4위인 한화자산운용과의 격차도 지난해 40조원 수준에서 30조원으로 좁혀졌다. 신한라이프의 운용자산 이관 여부 따라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범위에 들어온 셈이다.

시장의 관심은 운용자산 이관이 단순히 신한운용의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신한운용은 운용자산 규모로는 업계 5위에 랭크돼 있지만 주요 실적 지표는 10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신한운용의 현주소는 신한대체투자운용 흡수된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한 신한대체투자운용의 순이익이 98억원에 불과할 만큼 덩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순이익을 포함해 지난해 신한대체투자운용의 영업수익(153억원)과 영업이익(104억원)을 신한운용 실적에 단순 대입해도 9위권에 오를 뿐이다. 신한운용이 실적 부문에서도 최상위권 운용사에 걸 맞는 운용사가 되느냐 여부가 신한라이프 자산 이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신한라이프 운용자산 이전과 관련해서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