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전자본잠식' 쌍용차, 거래소에 상폐 개선기간 연장 요청

21일 쌍용차와 노동조합(이하 쌍용차 노사)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사유 해소를 위한 개선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청원서와 평택시장 명의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쌍용차는 지난 2020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 의견거절을 받았다. 상장사는 부적정, 의견거절, 범위제한 한정 등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게 될 경우, 모두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한다. 

쌍용차의 경우, 잇단 적자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로 자본잠식에 빠진 게 감사 의견거절 핵심 사유다. 실제 사업보고서를 보면 쌍용차는 지난 2020년 연결 기준 자본금이 마이너스(-)881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쌍용차는 지난해 4월 25일부터 1년간의 개선기간을 부여 받았지만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쌍용차의 작년 말 연결 기준 자본금은 -805억원으로 여전히 완전자본잠식을 유지 중이다. 이에 쌍용차는 2021년 재무제표 역시 감사 '의견거절'을 받았다. 쌍용차로선 재매각 착수를 앞두고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날 쌍용차가 개선 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거래소에 제출한 것은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서다. 이대로 쌍용차가 상장폐지가 된다면 새 원매자들이 선뜻 인수에 나서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쌍용차로선 재매각 절차가 끝날 동안까지만 이라도 개선 기간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벌어야 하는 상황이다.

◆ 거래소, 개선기간 연장 받아들일까

쌍용차가 탄원서를 제출한 만큼 공은 한국거래소로 넘어갔다. 한국거래소가 개선 기간 연장을 받아들일 경우 쌍용차는 예정대로 재매각 절차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그 반대의 경우다. 만약 한국거래소가 개선 기간 연장을 거부하게 된다면 쌍용차의 재매각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재매각이 불발되면 쌍용차로선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할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이는 쌍용차가 회생이 불가하다는 뜻으로 청산절차에 돌입하게 된다는 의미다.

선목래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간담회)를 만들었고 탄원서·청원서를 거래소측이 심도있게 고민해 주셨으면 한다"며 "상폐가 결정된다면 재매각 차질도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인수하려는 기업에서도 이런 부분들이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쌍용차 측은 거래소가 개선 기간 연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거래소의 개선 기간 연장 여부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연장기한이 1년까지는 아니더라도 회생계획 인가 기한인 10월까지 6개월 정도만 늘어나도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쌍용차의 개선기간 연장 여부와 관련해 향후 15일 이내에 심의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개최해 개선계획의 이행여부 및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해 당해 주권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2020년도 상장폐지 사유와 더불어 2021년도 감사의견 거절도 병합해 심의·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