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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의 원전 투자가 IB업계에 쏘아올린 공
딜사이트 민석기 산업부장
2022.07.12 08:40:19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5일 07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민석기 산업부장] 1년 전의 일이다. 국내 투자금융(IB) 분야에서 꽤 유명한 인사와 저녁을 하는 자리에서 빌 게이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대화의 주제는 빌 게이츠가 창업한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원전과 관련한 것이었다. 그 무렵 그가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이라는 책을 국내에 출간한 데서 비롯됐다.

글로벌 IT업계의 거물이 기후와 관련한 책을 왜 썼을까. 그 궁금증에 사로 잡힌 필자는 바로 서울 광화문에 있는 대형 서점에 직접 가서 2만원이 채 안되는 비용을 들여 구입한 후 사흘 간 정독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 논란거리인 한국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한 시사점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한 몫 했다.



핵심 내용만 간단히 추리면, 전문가들은 인류가 2019년 한 해 지구가 처리 가능한 용량 이상으로 배출한 온실가스가 510억t에 달한다고 보고 있다. 이 중 전기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4분의 1 수준으로 138억t(27%) 수준이다. 그러나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 사용량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화석연료를 대체할 전기차, 전기 난방, 공장 생산 과정 전기화 등을 고려하면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전력이 현재의 2.5배 이상이 필요해진다. 지난 수십년간 주요국들은 전력 생산량을 거의 늘리지 않고 있었는데 그 전기를 어디선가는 만들어야 한다. 원전은 여러 나라에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현세대 원전은 화석연료 등 다른 어떤 발전소보다도 안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보다 더 안전한 차세대 원전도 개발되고 있다고 했다. 바로 테라파워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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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파워는 빌 게이츠가 3500만달러를 출자해 지난 2006년 세운 원전 벤처기업으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전(SMR)을 개발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작년 말 미국 에너지부와 40억달러(약 4조9000억원)를 투자해 와이오밍주 케머러에 345MW(메가와트)급 SMR인 '나트륨'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에는 워런 버핏 소유의 전력회사도 참여하는데 2028년 완공해 60년간 가동할 예정이다.


그로부터 1년 남짓 지나 SK그룹이 테라파워에 수백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인수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전기차 배터리, 수소 등 청정 에너지 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온 SK그룹이 차세대 원전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쟁쟁한 인사들로 구성된 테라파워 이사진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합류한다면, 한국에서도 차세대 원전 사업이 확산하는 기폭제가 될 게 명약관화하다.


그간 국내 원전산업은 한전·한수원 등 공기업 위주로 성장해온 탓이 크다. 대기업인 SK가 진출하면 당연히 탈원전 정책으로 침체한 국내 원전 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시 서두의 상황으로 돌아와 빌 게이츠의 원전 투자에 대해 IB업계 인사는 "지금 같은 분위기(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굳이 원전 투자를 살펴볼 필요가 있냐"는 냉담한 태도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지난 2015년 파리협정에 따라 전 세계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했고, 한국도 지난해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통해 탄소 감축 목표와 실행계획을 세운 상태다. 하지만 글로벌 컨설팅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기후기술 투자 트렌드 리포트 2021'에 따르면 전 세계 VC(벤처캐피탈) 투자 금액 가운데 14%만 기후테크에 투자되고 있다. 한국은 관련 통계도 잡히지 않는 실정이다.


자동차가 사람을 죽인다고 자동차를 없애자고 하지는 않는다. 지금 사용하는 원자력발전소는 자동차보다 훨씬 적은 수의 사람을 죽인다. 테라와트시(TW·h)의 전력당 석탄은 24.6명, 석유는 18.4명의 사망 사고가 났다. 원전은 0.07명이 숨졌다. 직접 사고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다.


우리가 더 많은 원자력발전소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가까운 미래에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망을 탈탄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다. IB업계가 정치 탓을 하지 말고, 원전을 포함한 기후테크에도 힘을 쏟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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