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대규모 벤처투자금이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영역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벤처캐피탈 입장에선 단기간 내 수익화 모델을 이끌어 내기 어려운 기업도 많아 밸류에이션 측정에 고뇌가 따르지만, 성장성 높은 미래산업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에 꾸준히 담고 있다."

26일 경기도 여주시 북내면 신라CC에서 '포스트코로나 벤처투자 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린 팍스넷뉴스 벤처캐피탈포럼에서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는 벤처캐피탈이 주목하고 있는 새 먹거리 분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를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블록체인에 의한 WEB 3.0 전환과 메타버스를 통한 개방형 확장'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데이터와 정보의 주체가 '플랫폼 기업'에서 '개인'으로 넘어오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WEB 3.0에서는 개인의 역할과 참여가 중요해지며, 활발한 참여와 보상이 있는 곳에 새로운 가치와 투자기회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김 대표는 "WEB 3.0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으로 명확한 소유권(NFT)과 모두가 동의하는 보상체계(크립토)의 확립이 필요하다"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 블록체인 투자와 관련해, 핵심 시스템을 운영하는 '레이어1' 보다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이어2' 부문에서의 투자가 현실적이라고 조언했다. 레이어1에 속하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들은 최소 수천억 원 대의 투자금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스타트업 단계 투자가 가능한 레이어2를 대상으로 벤처캐피탈은 투자 기회를 노려야 한다는 분석이다.

'크립토 파이낸스' 영역에서도 다양한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크립토 파이낸스란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활용한 금융업을 의미한다. 전통적인 금융업 범주에 있는 대부업, 자산관리 수준을 넘어 암호화폐를 대상으로 수탁·투자·관리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이다. 

김 대표는 "커스터디, 스테이킹, 디파이, AM(Asset Management) 등 크립토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수의 스타트업이 존재한다"며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크립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으며, 크립토 투자 관련 조언을 제공하는 컨설팅 기업도 등장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NFT와 메타버스의 경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이미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막대한 가치가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B인베스트먼트는 ▲NFT 민팅을 돕는 인프라 구축 툴 ▲DAO(탈중앙화된 자율조직) 활성화 툴 ▲가상자산 투자 및 관리서비스 등 세가지 분야에서 대응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K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의 '스트리미'를 필두로 가상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헤이비트의 '업라이즈',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각종 툴을 제공하는 루니버스의 '람다256'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미술품, 중고거래 상품 등 다양한 현물들을 NFT로 발행할 수 있게 해주는 레비츄(Revitu)의 '블록오디세이' 등도 담겨 있다.

김 대표는 "젊은 세대들이 직접 민팅(발행)한 NFT를 가상세계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누구나 공급자가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최근까지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관련 업체 10여곳에 600억원대의 누적 투자를 집행했고, 앞으로 더욱 밀도 높은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