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한국맥도날드가 지속적인 외형 성장에도 자본잠식 위기에 처했다. 본사인 미국맥도날드(McDonald's Corporation)에 지급하는 막대한 로열티로 인해 적자 경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맥도날드의 자본총계(783억원)와 납입자본금(699억원) 간 차이는 84억원에 불과하다. 2904억원에 달하는 미처리결손금이 회사의 자본잉여금(2988억원)을 대부분 갉아먹은 까닭이다. 이와 달리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8678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9.7% 증가했고, 2020년과 비교하면 19.7% 늘어났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음에도 회사가 자본잠식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한국맥도날드는 2019년 810억원, 2020년 661억원, 2021년 349억원의 순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한국맥도날드는 해당 적자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판단, 결손금을 차기로 모두 이월했다. 이 때문에 미처리결손금이 1년 새 349억원(2555→2904억원)이나 불어났다.

한국맥도날드의 순손실은 미국 본사에 지급하고 있는 거액의 로열티 영향이 크다. 이 회사는 매년 본사에 ▲매출의 5% ▲국내 신규 오픈 매장당 4만5000달러(한화 약 5683만원)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의 매출이 늘고 매장수가 증가할수록 미국 본사가 수취하는 이익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한국맥도날드의 매장수는 2019년 410개, 2020년 407개, 2021년 403개 순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매출액은 같은 기간 7248억원→7911억원→8679억원 순으로 증가했다. 이에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에서 수취한 로열티도 2019년 462억원, 2020년 511억원, 2021년 543억원으로 3년 간 1516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한국맥도날드가 이 같은 막대한 로열티로 인해 재무지표 전반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란 점이다. 이 회사가 지난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7억원에 불과한데 반해 단기차입금 등 갚아야 할 돈은 4068억원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단기부채 상환능력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11.7%에 그친 반면 차입금의존도는 53.4%에 달했다. 아울러 자본은 줄고 부채는 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부채비율도 1년 새 271%포인트(414.1→631.1%)나 상승했다.

시장은 한국맥도날드를 상대로 미국 본사의 이러한 로열티 수취가 정상적이진 않다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대신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로열티 수취로 인해 회사가 자본잠식 위기에 까지 놓인 것이라면 미국 본사 실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며 "한국맥도날드 역시 국내에서 납부해야 할 법인세 부담을 회피한다는 지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도 "프랜차이즈 기업의 로열티 제도 자체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판은 어렵다"면서도 "이 때문에 자회사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면 본사 차원에서 직접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맥도날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본사에 매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며 "다만 이 제도의 정당성 등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올해 위드코로나 국면에 접어드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수익 창출에 전사전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