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26일 금융위원회에 회장직 사임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한 소회를 언급했다. 

그는 "정부와 정책철학을 공유하는 사람이 회장직무를 수행하고 정부와 함께 평가받는 것이 순리라는 게 평소의 생각"이라면서도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교체와 관련해 흠집잡기나 흔들림 등 소모적인 정쟁이 나타나는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밀접하게 협조하는 정책금융기관의 특성상 중요 정책금융장의 임기를 대통령 임기와 맞추는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강한 부산 이전 반대 의견을 피력했던 이 회장은 이번에도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추진이 잘못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부산 이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심히 우려스럽다는 점을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역균형발전 취지는 공감하지만 지역이기주의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부울경 지역에 2~3조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의견이라면서 오히려 국가경제 전체적으로는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부울경 지역은 국가의 집중지원에 따라 대한민국 기간산업이 집중된 지역이라면서, 자생력을 갖고 다른 지역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히며 정부의 '퍼주기'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업은행에 구조조정 책임론이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일부에서 산업은행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맹목적인 비방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도를 넘는 무책임한 정치적 비판은 산업은행을 활용해야 할 신정부에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재임 중 쌍용자동차 매각, KDB생명 매각 중단과 대우조선 합병 무산 건 등에 대해 "꼭 이뤘어야 하는 건인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타깝고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지난 5년 동안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도맡아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2016년 2년 간 당기순손실만 5조5000억원으로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부실기업이 잔뜩 쌓여 있고 은행 금고는 텅 비어 있었던 상황에 제가 (회장직)인수인계를 했다"며 "위 세 건을 근거로 지난 5년 동안 구조조정을 한 것이 없다고 비난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기업들의 현안 해결 역할과 거시경제 충격 시 시장안전판 역할 등 산업은행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미래 먹거리 산업 육성 등에 대한 역할 또한 다시 한 번 언급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잘못한 일에 대해선 질책과 조언을 아끼지 말되 객관적인 시각과 사실에 근거해 판단해 주길 바란다"면서 "부산 이전 또한 산업은행의 역할과 역량, 정책금융 수행방식에 대한 산업과 금융의 이해부족에 기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