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4일 서울 용산구의 현대아이파크몰 9층 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8개 동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 짓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붕괴사고로 무너진 건물은 201동이다. 8개동 중 나머지 7개 동은 대부분 공사를 완료한 상태다.

정몽규 HDC 회장은 "다시 한번 광주 사고의 모든 피해자와 가족,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입주예정자의 요구인 화정동의 8개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일어난 지 4개월째 접어들었지만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근로자 가족분들의 보상 외에는 국민 여러분께 체감할만한 사고수습 모습을 보이지 못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지난 1월 대국민사과 기자회견 후 약 4개월 만에 연단에 올랐다. 

HDC현산은 당초 모든 건물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받은 뒤 재시공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의 거센 재시공 요구에 완전 해체를 결정했다. 정 회장은 "지난 4개월간 입주 예정자 및 주변 상인들과 대화를 지속한 결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완전 철거 후 새로 짓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앞으로도 고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철거 후 재시공에 70개월이 소요되고 재시공에 따른 건축비와 입주 지연 보상비 등 20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선반영한 1700억원을 합하면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로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비용은 3700억원에 이른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안전'을 거듭 강조했다. HDC현산은 지난 2월 최고보안책임자(CSO)를 선임했고 최근에도 CSO 조직 내 품질혁신실과 안전관리실의 수장으로 외부 전문가를 영입하며 품질·안전 관리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이다.

화정아이파크는 올해 11월 입주 예정이었으나 지난 1월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 사고로 HDC현산은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1년 또는 등록말소 처분을 사전 통지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