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LG유플러스는 경쟁사 대비 자회사 영업이익 기여도가 높지 않다. 자회사의 규모나 숫자가 전체 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정도로 성장하지 못해서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G유플러스의 연결 실적에 영향을 주는 종속 기업은 LG헬로비전의 텔레마케팅 자회사인 CV파트너스를 포함해 11곳에 불과하다. 

이중 LG유플러스가 50% 이상 지분을 확보한 자회사는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 씨에스원파트너 등 10곳이다. 이들 자회사는 케이블TV, 알뜰폰(MVNO), 텔레마케팅 등 모회사와 연관성이 깊은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 통신 사업을 보조하는 동시에 시너지 효과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자회사가 수적으로 열세에 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통신 업계에서 가장 비대한 조직 규모를 갖춘 KT는 종속기업만 79개에 이른다. 지난해 11월 인적분할을 통해 SK스퀘어를 떼어낸 SK텔레콤은 23개 종속기업을 두고 있다. 분할 이전에는 49개 기업이 SK텔레콤 영향권에 놓였다. 

쪽수가 적다 보니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지 못한 게 사실이다. 연결 기준 지난해 LG유플러스 자회사 10곳의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873억원, 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6.3%, 65.9%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저조하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매출 13조8511억원, 영업이익 9790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 10곳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체의 8.6%, 4.4%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특히 자회사 합산 실적 대부분이 핵심 자회사인 LG헬로비전에서 나왔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 매출 1조801억원과 영업이익 445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의 경우 자회사 10곳의 합산 영업이익보다 더 높았다. LG헬로비전이 올린 영업이익을 다른 자회사들이 까먹었다는 의미다. 

사실상 LG유플러스는 실적 면에서 LG헬로비전을 제외하고 자회사들의 도움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영업이익 1조원 돌파에 재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에 인건비 등 일회성 비용이 확대되면서 약 210억원 차이로 영업이익 1조 클럽 입성에 실패했다. 

관련 업계는 올해 LG유플러스가 5G 가입자 확대에 따른 유무선 통신 사업의 질적 성장과 신사업을 포함한 B2B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자회사들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과를 도출하기만 해도 LG유플러스가 영업이익 1조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회사 수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지만 LG유플러스가 경쟁사 대비 수적으로 밀리는 건 사실"이라며 "LG유플러스는 자회사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거나 인수합병(M&A)에 따른 지분 취득으로 계열사를 키우는 데 소극적이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혁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해 내부화하고 핵심 가치와 맞지 않는 기업을 분사해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LG유플러스 자회사들의 영업이익 비중이 낮지만 기술·사업적 역량을 결합한 시너지 효과는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LG헬로비전도 CJ에서 LG로 둥지를 옮긴 후 가입자가 늘어나고 영업이익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