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주력 생산제품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추락으로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5월 상반월 기준 TV용 LCD 패널 가격은 지난달 하반월에 비해 1.3~5.3% 떨어졌다. 패널 크기별로 보면 32인치 가격이 5.3% 떨어지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고 65인치와 75인치 가격이 각각 2.9%, 1.8%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55인치 가격은 1.7%, 43인치는 1.3% 떨어졌다.

이와 함께 정보기술(IT) 제품에 들어가는 LCD 패널 가격도 모두 하락세를 지속했다. 27인치와 21.5인치 패널 가격은 각각 1.9%, 2.5% 떨어졌고 노트북용 패널 역시 17.3인치가 1.2%, 15.6인치가 1.4% 떨어졌다. 모니터 LCD 패널 가격은 14개 반월, 노트북은 10개 반월 연속 하락세다.

LCD 패널 가격의 가파른 하락세는 위드코로나로 방역체계가 전환됨에 따라 재택근무 등으로 인해 확대됐던 TV·노트북·모니터용 패널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다. 이에 더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중국 주요 도시 봉쇄 등 불확실한 대외 환경으로 인한 생산 감소,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공세도 LCD 패널가 하락을 부추겼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던트(DSCC)는 LCD 패널의 평균가격이 계속 하락해 오는 9월 최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LCD 패널 가격이 캐시 코스트(Cash Cost) 수준까지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패널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캐시 코스트는 제조원가에서 고정비와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원가개념이다.

이에 따라 사업에서 LCD 비중이 높은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실적 감소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매출 6조4715억원, 영업이익 383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9%, 92.6%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LCD 패널 가격 하락과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중국의 봉쇄 정책 등을 지목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27일 진행된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불확실성 해소가 어렵기 때문에 올해까지는 큰 수준의 다운사이클이 예상된다"며 "LCD 수급 사이클 회복되기 위해선 단기적으로는 업계에서 일정 수준의 가동 조정이 필요하고 중장기면에선 15년 넘은 노후팹 클로징 등 공급 면에서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LG디스플레이의 2분기 영업적자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꾸준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LCD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높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1년 3분기부터 시작된 LCD 가격 하락세가 손익분기점(BEP)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쟁사들은 가동률을 조정하지 않고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는 2분기 1510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는 등 단기적 실적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