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반도그룹이 2년째 자산총액 5조원을 유지하며 대기업집단의 지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완전한 전문경영인체제로 전환한 것이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됐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재계 순위는 5계단 떨어졌지만 수익성 개선이 자산총액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4월 말 기준 반도그룹의 공정자산총액은 지난해 5조5850억원에서 5조6790억원으로 1.68% 증가했다. 공정자산총액의 증가폭이 적은 탓에 재계 순위는 지난해 62위에서 67위로 5계단 내려앉았지만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잔류에 성공했다.
반도그룹의 전체 실적도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그룹 전체 당기순이익은 1520억원으로 전년도 당기순손실 90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지주사인 반도홀딩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8915억원으로 전년(6287억원) 대비 41.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64억원에서 736억원으로 178.0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173억원에서 602억원으로 248.87% 늘어났다.
핵심 계열사인 반도건설은 매출액 8789억원으로 전년(5798억원) 대비 51.59% 증가, 영업이익은 252억원에서 810억원으로 220.87%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52억원에서 681억원으로 170.45% 개선했다.
반도건설의 경우 그간 쌓여있던 미분양 가구가 한꺼번에 해소되면서 매출액 증가로 이어졌다. ▲경남 창원 사파지구 아파트(6767억원) ▲서울 영등포 도시형생활주택(158억원) ▲영등포 지식산업센터(17억원) 등의 미분양을 해소하면서 지난해 분양수익은 2405억원에서 5683억원으로 136.36% 증가했다. 여기에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사업 추진 등 신사업 발굴을 위한 자산 매입이 이어지면서 자산총계도 1조6030억원에서 1조7658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건설은 2017년 이후 3년간 분양시장 침체로 매출액이 감소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20년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고 그 해 11월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은 계열사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새로 선임한 박현일 반도건설 사장은 사업영역을 확장시키며 회사의 외형확장에 나섰다. 과거 택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제한됐던 사업 영역을 민간개발, 해외개발, 도시정비, 지식산업센터 등으로 넓히면서 실적도 개선했다. 반도건설은 올해 초 박 사장의 총괄사장 선임과 함께 김용철 사장과 이정렬 부사장을 각각 영업부문, 시공부문 각자대표로 선임하며 전문경영인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에 집중하고 있던 반도건설에게 분양시장 침체는 치명적이었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완화로 미분양 주택을 해소한 것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졌고 사업 확장이 이어지면서 향후 개선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도건설의 계열사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은 152억원으로 전년(1378억원) 대비 88.94% 감소했다. 매출액 대비 비중도 23.76%에서 1.73%로 22.03%p로 줄어들었다. 주요 계열사 대부분의 특수관계자 지분이 10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일감몰아주기를 대폭 줄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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