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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시행사의 새로운 과제
이상균 건설부동산부장
2022.05.13 08:34:02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상균 건설부동산부장] 일반인들은 의례 시행사라고 하면 마치 주먹 쓰는 깡패나 건달들을 연상하곤 한다. 이들이 서민들의 부동산을 갈취한 뒤 막무가내 식으로 부동산 개발을 밀어붙이는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시행사에 대한 이미지는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엄밀히 말해 이런 이미지가 아예 틀린 말도 아니었다. 10년 전 부동산 개발업계에 종사하는 이들 중 70%는 양아치 혹은 사기꾼, 건달이라는 말이 정설이었다.

세간의 이미지와 달리 시행은 상당히 포괄적인 개념을 포함하고 있다. 부지 매입부터 시작해서 자금조달, 설계, 분양, 사후 관리, 시공 등이 모두 시행사가 담당하는 업무다. 우리가 잘 아는 건설사들의 시공도 시행사가 하도급을 줘 맡기는 업무 중의 하나다.


이렇게 종합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시행사지만 그동안 영세함을 면치 못하다 보니 내놓을만한 대표 업체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부지를 보유한 시행사가 자체적인 자금조달이 불가능해 대기업 소속의 대형 건설사가 지급보증을 제공해주고 심지어 설계와 자금조달까지 맡는 비정상적인 행태가 이어져왔다. 


신영이 개발해 공급한 '여수 웅천 지웰'(신영 홈페이지 발췌)

가장 이상한 점은 아파트에 시행사가 아닌 시공사의 브랜드가 달린다는 점이다. 이는 단독주택의 문패에 주택소유자가 아닌 건설사 이름이 달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부정적 이미지 일색이었던 시행사는 최근 들어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2010년대 중반부터 이어진 부동산 호황의 바람을 타고 시행사들은 급격히 몸집을 불리는데 성공했다. 시행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워버리기 위해 부동산 디벨로퍼라는 명칭을 내세운 것도 어느 정도는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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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증권사의 부동산PF 담당자들이 시공사가 아닌, 시행사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할 정도로 상황이 급변했다. 어느 증권사의 오너들은 임원들에게 각자 알고 있는 시행사의 오너 혹은 대표 전화번호가 얼마나 많은지를 조사할 정도라고 한다.


2021년은 부동산 개발업계에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한 한해다. 부동산 개발업체로는 최초로 엠디엠이 자산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포함된 것이다. 


물론 세간에는 건설사로 알려지긴 했지만 사실상 시행업이 주력이라고 볼 수 있는 호반건설이나 중흥건설, 반도건설, 대방건설 등도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진입하긴 했지만 엄밀히 말해 이들 회사는 시공을 함께 병행하는 기업이다. 


순수 시행업으로는 엠디엠이 최초라고 봐야 한다. 이어 올해는 엠디엠에 이어 신영이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진입했다. 한때 많은 이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괄시를 받았던 시행업체들이 이제는 재벌의 반열에 들어갈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향후에도 부동산 개발의 중심은 시공이 아닌 시행사로 옮겨갈 것이 분명하다. 이미 4~5년 전부터 이 같은 움직임이 예상됐고 점점 그 변화의 속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앞으로 신영의 지웰처럼 시행사들이 직접 자신의 브랜드를 내세워 아파트와 지식산업센터, 오피스텔, 호텔 등을 개발해 공급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려스러운 점은 시행사들이 불어난 몸집만큼 품격도 걸맞게 높아졌는지 여부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에 들어갔다는 것은 단순히 기업의 성장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의무도 그만큼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시행사들이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 여러 요인 중 하나는 분양 후 사후관리 없이 '나 몰라라' 식의 배짱 영업이었다. 이제는 눈앞의 이익만을 쫓아서는 안된다. 당장 손해를 보더라도 분양 이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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