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나연 기자] 무슨 일이지?
12일(현지시간)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이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업 모델의 이름은 '선가격 책정 계약(Forward Pricing Agreement)'입니다. 시장가에 맞춰 상품을 파는 대신 일정 금액을 약정해 장기 계약을 맺은 고객사에 계약 기간 동안 같은 가격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수미트 사다나 최고사업책임자는 "선가격 책정 모델을 통해 마이크론의 상위 10위 고객 중 한 곳과 3년간 5억 달러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반도체 사업은 대표적인 경기 민감 업종 중 하나입니다. 고객사와의 공급 계약이 가격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 공급량(volume)을 기준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 변동폭 또한 큰 편입니다. 가격이 낮아지게 되면 마진율 또한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겁니다.
마이크론은 '선가격 책정 계약' 모델을 통해 변동폭이 큰 반도체 가격을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매출총이익의 변동폭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습니다. 또 장기 계약이기 때문에 경기가 나빠지더라도 수요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마이크론은 고객사 입장에서도 이 계약을 통해 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운 시기에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고, 비용 절감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론의 이번 시도는 경기 변화로부터 사업을 방어하려는 반도체 업계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AMD나 엔비디아, 인텔과 같은 타 반도체 업체들은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반도체 수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이들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M&A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이런 반도체 업계의 움직임에서 벗어나 있었는데요, 새로운 사업 모델을 통해 변화를 모색하는 모습입니다.
주가는 어때?
12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의 주가는 1.12% 상승한 67.7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54% 오른 것에 비하면 준수한 성적이죠.
나스닥에 따르면 마이크론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는 '강력 매수'입니다. 평균 목표 주가는 111.33달러로 64.42% 상승 여력이 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내세운 계약 모델을 통해 추가적으로 장기 고객을 유치한다면 주가 방어력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