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글로벌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을 선점을 위한 에스티팜의 CDMO(위탁개발생산) 시설 투자 계획이 순항 중이다. 이미 기존 공장의 증설 계획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내년 상반기께 추가 공장 신축을 위한 설계도 착수할 예정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현재 제1올리고동(제1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공장) 생산시설 증설을 마치고, 설비 세팅까지 완료했다. 설비 세팅이 완료됐다는 것은 공장을 돌릴 최소한의 물리적인 조건을 모두 갖췄다는 뜻이다.

에스티팜은 향후 시험생산 등의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은 2018년 반월공장 부지에 4층 높이의 제1 올리고동을 신축하고 2층에 연간 250~750kg(1.5mole/일)의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증설했다. 이후 2020년 8월과 10월에는 두차례에 걸쳐 제1 올리고동의 3, 4층에 추가 증설을 결정한 바 있다.

올 하반기 3, 4층 증설된 시설에서 생산이 본격화되면 총 생산량은 연간 300~900kg(1.8mole/일)에서 1.1~3.2t(톤, 6.4mole/일)으로 확대된다.

지난해 말 공개한 제2 올리고동 신축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말 2024년 3분기까지 1차 800억원, 2025년 말까지 2차 700억원 총 1500억원을 투자해 반월공장 부지에 5~6층 높이의 제2 올리고동을 신축하고 4~6개의 대형 생산 라인을 추가한다고 밝혔다.

2025년 말 제2 올리고동이 완공되면 올리고핵산치료제 생산능력은 연간 2.3t~7t(14mole/일)으로 현재 대비 7.7배 늘어나 부동의 글로벌 1위 올리고 CDMO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이처럼 에스티팜이 올리고핵산치료제 생산시설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이유는 올리고핵산치료제의 성장성 때문이다. 리서치앤마켓(Research & Market)에 따르면 올리고핵산치료제 시장은 2021년 71.5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서 2026년 188.7억달러(약 22조4000억원)으로 연평균 21.4%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에는 희귀질환 위주의 개발이 이뤄졌지만 최근 만성질환 분야로 개발 파이프라인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노바티스(Novartis)가 개발한 고지혈증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이 가장 대표적이다. 이는 6개월에 1번씩 투여하는 고지혈증 치료제로 2020년 12월 유럽에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에서 승인을 받았다.

인클리시란 뿐만 아니라 화이자의 부파노르센, 아이오니스의 올레자르센 등 심혈관질환 치료제들과 얀센의 JNJ-3989, GSK의 베피로비르센 등 만성 B형간염치료제,  등 다양한 올리고핵산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블록버스터 올리고핵산치료제 신약들이 2024년부터 연이어 상업화되면 수백kg에서 수t까지 올리고핵산치료제 원료가 필요하게 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스티팜은 이미 지난달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 체결을 했다"며 "어느 제약사인지, 어떤 제품이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업화 단계 등을 볼 때 노바티스의 고지혈증치료제 인클리시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제적인 시설 투자는 인클리시란 뿐만 아니라 다수의 만성질환 올리고핵산치료제 신약 파이프라인들의 2024년 이후 상업화를 대비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다른 만성질환 치료제 원료의약품 CDMO 계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