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웅 기자] LG유플러스가 직장인과 키즈에 특화된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인다. 통신사 중 처음으로 대체불가능토큰(NFT) 커뮤니티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수차례 강조해온 고객 경험 혁신을 통한 '찐팬' 만들기 전략이 메타버스와 NFT 등으로 보폭을 넓히는 모양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타이밍이다. 메타버스와 NFT는 지난해 디지털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로 주목을 받았다. 주요 ICT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 시장 선점을 위해 앞다퉈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미 치열해진 시장 경쟁 속에서 LG유플러스가 뒤늦게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지 미지수다.

◆ 메타버스·NFT로 찐팬 만든다

LG유플러스는 17일 설명회를 열고 ▲U+가상오피스 ▲U+키즈동물원 ▲무너NFT 3가지 서비스를 공개했다. 

먼저 U+가상오피스는 재택근무에 특화된 메타버스 서비스다. 출근부터 퇴근까지 아침 인사, 스몰톡, 개인 면담, 화상회의, 업무 협업 등 실제 사무실과 동일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임직원과 일부 고객사에 우선 제공한 뒤 내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U+키즈동물원은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 사이에 태어난 '알파세대'를 겨냥한 AI 기반 메타버스 서비스다. 기린, 곰, 호랑이 등 30여종의 야생동물뿐 아니라 브라키오사우르스, 티라노사우르스 등 20여종의 공룡과 다양한 멸종 생물을 만날 수 있어 체험학습 효과가 기대된다.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키즈동물원의 오픈 베타 출시를 목표로 다양한 학습요소를 개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NFT 커뮤니티 시장에도 진출한다. 이달 중 문어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 '무너'를 활용해 다양한 NFT를 발행할 예정이다. 단순히 NFT를 사고파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고 NFT를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구축이 목적이다. 올 하반기 2차 NFT 발행도 준비 중이다.

김민구 LG유플러스 서비스인큐베이터랩장 담당은 "무너 NFT를 통해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NFT 커뮤니티로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NFT와 메타버스가 결합할 것으로 보고 관련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 박자 느린 행보는 우려

하지만 경쟁사 대비 한 박자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는 지난 3월 기준 글로벌 누적 가입자 3억명을 돌파했다. 이동통신 업계 경쟁사인 SK텔레콤도 지난해 7월 출시한 '이프랜드'를 앞세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가 엔데믹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도 예년만 못한 상태다. 지금 당장 서비스를 출시해도 후발주자인 LG유플러스가 차후에 메타버스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메타버스 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기술적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성공 방정식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상엽 LG유플러스 CTO(전무)는 "먼저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만들어 고객 경험과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나온 오픈형 메타버스를 보면 사람들이 거의 없고 잘 쓰질 않는다"며 "LG유플러스는 직장인이나 키즈 등 각 고객층에 맞는 다양한 메타버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소통, 협업, 체험 등 '액티비티'에 집중했다. 예를 들어 아바타의 경우 옷차림이나 외모 등 꾸미기 기능보다 감정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연스러운 대화 연출을 위해 아바타의 음성과 입술 움직임을 일치시키는 립싱크 기술 연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액티비티 본연에 충실한 기능 제공으로 서비스 이용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 전무는 "앞으로는 현실에서 벌어졌던 고객 경험이 메타버스로 이전될 것"이라며 "가상공간 내에서 고객이 실제 가치를 체감하며 확장된 경험을 느끼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