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엄주연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아마존 매트리스'로 불리는 지누스를 인수한 것을 두고 시장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차원에선 긍정적이지만 시너지 측면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지누스 사내 이사진 구성을 마무리하고 인수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지누스 내에 별도로 '시너지전략팀'을 마련하고 시너지 확보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시너지전략팀에는 수석급 총괄 팀장과 기획·영업 부서, 경영지원 등의 임원이 포함될 예정이다. 

하지만 인수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도 시장 반응은 여전히 미적지근한 모습이다. 신성장 동력을 마련했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명확한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인수 소식에도 지누스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영향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시장에선 지누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두고 엇갈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룹의 리빙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는 B2B(기업 간 거래)와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비중이 7대 3 정도로 B2C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누스는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22.9%인 데다 국내 판매 비중은 3%에 불과해 오프라인 채널 기반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는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결정으로 보는 것 보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는게 맞다"면서 "지누스는 국내 판매 비중이 적은 편이라 현대백화점 편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많지만 현대백화점은 딱히 득을 볼 것이 없다"고 내다봤다.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선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누스는 주로 중저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 백화점을 통해 제품 판매에 당장 나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백화점의 포트폴리오 강화가 먼저 이뤄져야만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리빙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의 지누스 인수로 한샘을 품은 롯데와 까사미아를 보유 중인 신세계 등 '유통 3사'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렇게 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수요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성장세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이 이번 인수에 나선 것은 리빙 시장에서 롯데와 신세계 등 경쟁사에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시너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합병 이후에나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백화점 측은 시장 우려와 달리 각 사의 강점을 앞세운 시너지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누스가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와 온라인 유통망을 활용해 현대백화점 계열사들과의 사업협력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누스는 그룹 내 리빙 부문과의 사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아 사업 방향성에도 부합된다고 판단했다"면서 "지누스가 갖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 등 강점을 살려 사업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