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메드팩토가 항암신약 '백토서팁'의 임상 전략을 변경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은 그간 임상을 주도해 온 '오너 2세' 김새롬 전략기획본부장(상무)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함에 따라 변화를 꾀하게 된 것으로 추정 중이다.

2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의 진행성 데스모이드 종양(공격성 섬유종증)에 대한 국내 임상 2상을 자진 철회한다고 23일 장 마감 후 공시했다.

이번 임상 철회는 메드팩토가 조기 상용화 가능한 암종에 임상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정하면서 백토서팁 임상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이다. 메드팩토는 신속 허가를 목표로 대장암, 췌장암 등 글로벌 임상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마디로 기존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던 백토서팁 임상을 다이어트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 변경은 김새롬 상무 대신 티모시 부사장이 임상을 진두지휘 할 적임자로 낙점 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메드팩토는 2019년 상장 당시 2021년 기술이전 성과를 내고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까지 메드팩토의 기술이전은 이뤄지지 않았으며, 매출 역시 전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김새롬 상무가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기술이전 업무도 담당했던 것을 고려하면 변화 없이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 평가한 결과 아니겠냐는 것인 시장의 시각이다.

메드팩토 측도 이러한 시장의 관측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술이전보다는 공동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대장암 임상의 경우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3상 임상시험계획(IND) 제출을 앞두고 있는 만큼, 임상 3상을 완수해 기술이전보다 더 큰 수익을 노리는 쪽으로 전략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편 메드팩토의 임상 전략은 지난 3월 티모시 임상총괄부사장(사진)이 영입되면서 대대적으로 수정됐다.

앞서 티모시 부사장 등 미국 임상개발조직은 올해 2분기 초 한국에 방문에 백토서팁이 진행 중인 임상 파이프라인별 재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백토서팁 임상을 치료제 시장이 큰 암종에 대한 임상 위주로 정리하고 신속한 상용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기로 했다.

이는 그간 백토서팁 임상 프로토콜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상 철회 전까지 메드팩토는 백토서팁으로 총 13개의 임상을 진행해왔다. 백토서팁은 모든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고 기존 항암제와 병용 투여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메드팩토의 파이프라인 전략에 차질이 생겼다기보다는 효율성을 위해 전략을 수정했다고 보면 된다"며 "여태까지 진행한 초기 임상을 통해 결국 백토서팁의 효능과 적응증 확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메드팩토는 테라젠이텍스가 2019년 스핀오프해 상장한 업체다. 테라젠이텍스는 메드팩토의 지분을 14.79%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김성진 대표(10.14%)와 김 대표의 자녀들(2.24%)은 메드팩토 지분 12.38%를 쥐고 있는 것은 물론, 테라젠이텍스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와 김 대표의 아내 김영원 씨가 각각 3.26%, 0.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녀와 친인척의 보유 지분을 포함하면 이들의 지분율은 4.14%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