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녹원씨엔아이가 1분기 흑자전환 이후 신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대규모로 조달했다. 삼성전자 1차 벤더로서 잉크 및 카메라 부품을 공급하던 것에 더해, 삼성전자 공동 벤더이자 카메라 모듈 개발업체인 해화를 양수함으로써 새로운 사업영토를 확장하고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원씨엔아이는 지난 24일 129억원 규모의 24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공시했다. 이날 납입예정이며, 인수자는 쿼드자산운용이다. 이 자금은 주식회사 해화의 지분을 취득하는 대금으로 사용된다. 해화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개발 업체로 녹원씨엔아이와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벤더 기업이다. 총자산 규모는 695억원이며 작년말 기준 매출액 814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을 달성했다.

해화의 주식 전량인 9만5000주를 인수하는데 필요한 양수금액은 276억1389만원이다. 이는 녹원씨엔아이의 총자산 대비 32.69%, 자기자본 대비 69.15%에 해당한다. 녹원씨엔아이는 해화 취득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달에만 3차례 CB발행을 단행했다. 22회차, 23회차의 CB발행 규모는 각각 100억원, 30억원이다. 여기에 24회차의 129억원을 더한 259억원을 확보했다.

녹원씨엔아이가 해화 양수자금을 단기간에 조달할 수 있었던 데에는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녹원씨엔아이는 올 1분기 매출총이익 19억9451만원을 달성했다. 작년 1분기 3억7609만원의 손실에서 흑자전환이다. 순이익도 12억5415만원을으로 전년 동기 3억9399만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녹원씨엔아이의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이달에만 재무적투자자(FI)들이 CB 투자에 나섰다. FI는 디에스에프엘엔아이 주식회사(22회차), 일성전자(23회차), 쿼드자산운용(24회차) 등이다.

일각에서는 녹원씨엔아이가 양수자금 조달 과정에서 CB를 대거 발행함에 따라 잠재적 주식전환 물량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까지 회사측의 미상환 CB 물량에 해당하는 21~24회차 전환가능주식수를 합하면 1795만주에 달한다. 기발행주식총수 대비 무려 78.86% 수준이다.

다만 녹원씨엔아이는 그간 대부분의 CB를 만기 전에 상환해온 이력이 있다. 최근 체결된 CB계약에도 콜옵션 조항이 모두 포함돼 있어 주식전환 없이 상환될 가능성이 높다.

녹원씨엔아이 관계자는 "이번 해화 양수를 통해 기존의 사업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매출 모델을 발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녹원씨엔아이는 작년 3월께 정모 전(前) 대표이사의 횡령 및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오는 6월11일까지 개선기간이 부여된 상태다. 다음달 상폐 최종심사에 따라 거래재개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녹원씨엔아이는 김성우 대표이사가 단독으로 이끌고 있으며, 정모 전 대표는 작년말 서울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에 따라 징역 2년 및 벌금 3억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