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유유제약이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신약 개발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는 데다가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해당 프로젝트를 무사히 이끌고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는 지난해 단독 경영체제로 바뀐 후 공식적인 인터뷰 등을 통해 자체 신약 개발 성과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미국 임상2상을 앞둔 안구건조증치료제(프로젝트명: YP-P10)를 염두한 발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유제약은 지난해 의료기기 사업 성장 덕에 처음으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1157억원)을 올려 전년 대비 17.9%나 증가했다. 하지만 티클로피딘(ticlopidine) 등 원자재 가격 폭등 탓에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전년 대비 81%나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기업의 재무적 비용의 효율성을 측정하는 매출액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처음으로 마이너스(-1.76%)를 기록했다.
벌이가 시원찮은 상황에서 유유제약이 신약 개발을 통한 체질 개선을 자신 있게 밝힌 것은 보유 현금(493억원)으로 임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당시 개발중인 YP-P10의 임상2상 비용과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유유제약이 보유한 현금이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란데 입을 모으고 있다. 통상 임상 비용은 질환이나 임상 단계, 임상디자인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지지만 평균적(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 발표 기준)으로 7억8000만달러(전임상.허가심사 비용 포함)에 달한다. 임상 단계별로 살펴보면 임상1상은 1억5500만달러, 임상2상은 2억2100만달러, 임상3상은 2억8800만달러 수준이다.
베스트 케이스는 총 5억6000만달러(전임상 2900만달러, 1상 6100만달러, 2상 1억3900만달러, 3상 2억8800만달러, 허가심사 4300만달러)에 종료되기도 하지만 최악의 경우 24억7600만달러 이상이 소요되기도 한다.
즉 유유제약이 확보한 자금만으로 홀로 미국 내 임상2상을 끌고가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임상2상 종료 후 라이선스 아웃(기술이전 계약)을 하지 못하고 3상까지 단독으로 끌고가야 될 경우 유유제약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업계 내에서 향후 추가 CB 발행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제약바이오 업계의 한 고위직 관계자는 "국내에서 글로벌 임상3상까지 직접 끌고 갈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특히 안구건조증치료제 시장은 개발 리스크가 큰 분야인 만큼 개발 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유유제약 관계자는 "미국 임상2상 이후 계획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현재로써는 유유제약이 직접 시장 출시 또는 라이선스 아웃 모두 고려할 수 있는 옵션"이라고 말했다. 추가 CB발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추가 CB발행에 대해서는 논의된 것은 없다"면서 "추후 진행과정에서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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