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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둘러싼 3가지 의혹
김진배 기자
2022.05.27 08:00:26
①전도유망한 동박사업을 미래 핵심 먹거리서 배제?
②17년간 직접 키워 애정 큰데, 갑자기 경영 손뗀다?
③대기업집단서 빠지기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6일 17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소위 한창 '잘 나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한 일진머티리얼즈가 깜짝 매물로 나왔다. 일진머티리얼즈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허재명 사장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면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배경에 대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사업적인 측면이든 지배구조든 어디에서도 매각에 나선 이유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허 사장의 지분 매각에는 크게 세 가지 의혹이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허 사장은 현재 일진머티리얼즈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전량 53.3%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잠재 인수후보들에 티저레터를 배포했다. 허 사장은 일진그룹 창업주 허진규 회장의 차남이다. 그룹내 가장 덩치가 큰 계열사이자 상장사인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허 사장이 유일하다. 


◆ 전도유망한 동박사업...미래 핵심 먹거리서 배제?

(사진=일진머티리얼즈 익산공장)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추진의 첫 번째 의혹은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배제했다는 것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사업적으로 매우 유망한 기업이라는 인식이 크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동박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 전기차 확산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사업 또한 급속도로 커지는 상황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도 수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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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일진머티리얼즈는 생산 규모 또한 매우 크다. 현재 SKC 자회사인 SK넥실리스에 이어 생산량이 세계 2위 수준이고, 국내서는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동박 수요가 더욱 많아져 스페인, 미국 등 현지 생산 확대를 위한 시설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폭스바겐 93조원 규모로 62개사가 참여하는 '폭스바겐그룹 전기차 프로젝트'에 배터리 소재회사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참여하기도 했다. 2차전지 관련 기업 중에서도 큰 폭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다.


이렇게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만한 유망한 계열사를 갑자기 매각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기업은 대체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비주력 계열사나 사업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계열사를 매각해 주력 계열사에 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통째로 사라지는 허재명의 사업 구조...투자부담도 납득 어려워


기업 차원에서 앞으로 대규모 투자금이 부담돼 매각에 나섰다는 분석도 매각 사유로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순항하고 있는 동박 사업을 통해 향후 투자금을 벌어들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고,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경우 투자유치를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어서다. 실제 일진머티리얼즈는 사모펀드인 스틱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으며 150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 발행도 성공했다. 


재무 상태도 안정적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그간 부채비율이 30%를 넘지 않는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1.6%에 불과하다. 튼튼한 재무상황을 기반으로 향후 회사채 발행 등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를 매각할 경우 모든 자회사까지 매각된다는 점도 의구심을 더해주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산하에 일진유니스코, 일진건설, 아이엠지테크놀로지, 아이알엠, 오리진앤코 등의 자회사들을 두고 있다. 허 대표는 그룹 내에서 일진머티리얼즈 이외에 지배하고 있는 회사가 없다. 즉, 매각은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는 얘기다.


허 사장는 일진머티리얼즈에서만 17년간 재직 중이다.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아 주도적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정도로 애정도 깊다. 한 순간에 사업에서 손을 놓는다는 것이 의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부담은 장남이, 책임은 차남이?


세 번째 의구심은 차남인 허 사장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일진그룹 대기업집단 지정으로 대외적으로 법적 의무와 책임이 가중돼 여러 측면의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에 대한 의문이다.


현재 일진그룹은 장남인 허정석 대표가 지주회사인 일진홀딩스를 통해 일진전지, 일진다이아온드 등을 지배하고, 차남인 허재명 대표가 일진머티리얼즈를 지배하는 구조로 나뉘어져 있다. 장남과 차남은 각자 회사에 대해 지분 50%가 넘는 굳건한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서로가 상대 회사에 대한 지분이 정리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계열분리 가능성까지 논의되고 있었다.


그러한 상황에서 일진그룹이 최대 계열회사인 일진머티리얼즈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대기업 집단에서 빠져나가는 모양은 어색하기 짝이 없다. 


우선 그룹을 축소시키는 방안으로는 매각 대신 계열분리가 더 유리하다.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에, 계열분리는 유망 사업을 지키면서도 대기업집단에서는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 된다. 


결정적으로 대기업집단 분류로 인한 부담은 허정석 대표가 크게 지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차남인 허재명 대표가 모든 희생을 짊어지는 그림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다. 허재명 대표가 유망한 사업을 매각하면서까지 그룹을 축소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가정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정확한 매각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매각은 내·외적으로 급박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매각과 관련해 임·직원들에게 충분한 설명도 이뤄지지 않은 정황이 짙다. 일진머티리얼즈의 핵심 관계자는 팍스넷뉴스와 통화하면서 "매각과 관련해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해 의아스러웠다"면서 "직원들도 당황해 현재 상황을 여러 경로로 파악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현재 혼란스러운 분위기이지만, 기존 투자금에는 영향이 없을 전망이다. 매각 이슈에도 투자사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중립적 태도를 고수했다. 곽대한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일진 본사와 투자가 진행된 건이 아니기에 매각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조율된 것이 없어 그 배경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 "이미 투자가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별다른 여지가 없고, 향후 (매각) 진행 상항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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