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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리스 말고 소파도? 모든 가구를 말아 버리는 '지누스'
이현서, 박수혁 기자
2022.05.27 08:00:27
글로벌 1위 텐트회사->아마존 1위 매트리스 회사...한 번의 큰 실패, 황혼에 재기한 지누스 이윤재 회장 스토리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6일 16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딧머니'는 돈이 되는 모든 정보와 이야기를 다루는 팍스넷뉴스의 유튜브 채널입니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하는 브랜드와 기업을 소개하는 브랜드 콘텐츠를 매주 업데이트 하고 있으며,  보다 다양한 콘텐츠로 시청자분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딜사이트 이현서, 박수혁 기자] 삼성전자, 엔씨소프트 보다 직원 연봉이 높은 회사.

매트리스를 박스 안에 넣어 미국을 사로잡은 회사.


아마존 매트리스 1위로 9년 째 수성을 지키고 있는, 한국보다 미국에서 유명한 회사 '지누스'입니다. 지누스의 전신은 '진웅'이란 텐트업체인데요. 글로벌 1위 텐트 업체로 잘 나가다 IMF위기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상장폐지까지 됐던 기업입니다. 그런 기업이 텐트에서 쌓은 '압축' 노하우를 바탕으로 매트리스를 만들어, 미국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을 석권했는데요. 이후 코스피에 재상장하고 올해는 현대백화점 그룹이 9900여 억 원에 인수하게 되면서 화제입니다. 지누스의 성공과 실패, 그리고 재도전. 창업주 이윤재 회장의 불굴의 의지, 그리고 황혼의 재기. 에딧머니는 '아마존 매트리스'로 시작해 소파 등 가구까지 박스 안에 넣겠다는 목표로, 포스트 '이케아'를 선언한 야심찬 기업. '지누스'의 브랜드 스토리를 다뤄보았습니다.


은퇴 나이 65세, 매트리스의 혁신 일군 CEO

최근 현대백화점이 인수해 화제가 되기도 한 '지누스'는 돌돌 마는 '롤팩 매트리스'의 원조이자 일인자입니다. '매트리스를 온라인으로 판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거든요. 지누스가 매트리스를 돌돌 말아 박스에 넣어 아마존에서 팔기 시작한 게 2014년.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된 게 그로부터 1년 만인 2015년의 일입니다. 이 때 이윤재 지누스 회장의 나이 65세였습니다. 남들은 은퇴할 나이에 매트리스의 유통 혁명을 일으킨 주인공입니다.

이 회장은 1948년생으로 대전고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졸업 후 코트라에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2년 만에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서른 한 살 나이에 자본금 500만원으로 텐트 사업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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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 텐트회사의 성공과 몰락

글로벌 시장 1위까지 성장한 텐트 제조업체 진웅입니다. 텐트 하나만으로 미국 시장을 65%나 점유했고 전세계 시장에서도 35%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1987년에 미국에 합작법인을 세우고 지사를 전 세계 12개국으로 늘렸습니다. 1989년엔 유가증권시장에도 상장하고, 중국, 도미니카 스리랑카에 생산 공장도 세우며 해마다 50% 이상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가장 저가로 생산하고 가장 빠르게 공급한다는 전략으로 20년 가까이 1등 자리를 지켰습니다. 매출은 연 2200여억원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IMF사태로 진웅도 큰 위기를 맞이합니다. IMF 외환위기는 한보철강을 시작으로 삼미, 진로, 대농, 기아 대기업들도 줄줄이 무너뜨렸습니다. 진웅도 해외 지사 설립 당시 홍콩 은행에서 받은 대출을 조기 상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지누스는 1998년 홍콩에 지주회사 노스폴을 설립하고 중국, 스리랑카, 미국, 일본 등 8개 국가 해외법인 주식의 59%를 미국 워버그핀커스사에 넘겼습니다. 그렇게 급한 불을 끄고, 매각대금으로 인터넷 사업에 뛰어 들었습니다. 결과는 대 실패였습니다.


이 회장은 2000년 사명을 진웅에서 지누스로 바꾸고 인터넷 무료 전화 서비스, 광통신, 소프트웨어 개발업, 벤처투자, 보안 경비시스템 등 10여개 IT기업을 인수하며 다양한 디지털 사업에 손을 댔습니다. 세계1위 텐트회사의 변신은 화제가 됐고, 주가가 6000원대에서 10만원대까지 폭등하는 등 시장의 기대도 컸습니다. 포춘이 선정한 10대 기업인 안에 들기도 했고, 2002년에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성공사례로 강연 초청을 받았으며, 포브스지 커버 모델로도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업 확장은 닷컴 거품이 걷히면서 투자 대비 큰 손실을 가져왔습니다. 자본금의 50% 이상이 잠식됐고, 기업 어음 등급이 D등급까지 떨어졌습니다. 결국 지누스는 2004년 화의, 2005년에는 상장 폐지되고 말았습니다.


벼랑 끝에서 재기

생사의 기로에서 임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러다 찾은 돌파구가 '매트리스'였습니다. 지누스는 세계 1위 텐트업체였으니 그 누구보다 간소하게 만드는 데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텐트 관련 용품 중 지누스는 에어 매트리스도 취급했는데, 이 매트리스를 공급받을 때 압축 되서 들어왔던 게 이 회장의 뇌리를 스쳤습니다.


'매트리스 자체도 압축해서 공급할 수 있지 않을까? 압축하면 공간도 덜 차지하니 보관비도 줄고 물류비도 줄고?' 그렇게 해서 매트리스 부피를 4분의 1로 줄이는 압축포장기술을 개발하게 됩니다.  당시 매트리스는 막대한 물류비용 때문에 수출이 가능한 품목이 아니었는데, 이 아이디어 하나로 '매트리스 인 어 박스(Mattress in a box)'가 탄생하면서, 수출 길이 열렸습니다. 유통망은 이미 텐트 업체 때 거래해 온 월마트와 케이마트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미국 4000여개 월마트에 입점합니다.


아마존 1위로 미국 품어...궁극의 목표는 '포스트 이케아'

2014년 아마존에 입점하면서 지누스는 미국 시장을 단숨에 장악했습니다. 넓은 땅 덩어리에서 매트리스를 배달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시절이었습니다. 지누스 매트리스는 주문하면 페덱스 등 택배로 문 앞까지 이틀 만에 배송됐습니다. 박스 안에 돌돌 말린 매트리스는 포장을 뜯으면 저절로 부풀어 올랐고, 설치도 간편했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시중에 판매되는 매트리스 10분의 1 가격으로 저렴했습니다. 아마존 1위 매트리스인 지누스 '그린티 메모리 폼 매트리스'는 20만~30만원 대에 판매됐습니다. 가성비 매트리스로 리뷰가 쏟아졌습니다. 지누스의 압축포장기술은 매트리스 뿐 아니라 베드 프레임에까지 확장됐습니다. 앞으론 소파 등도 박스 안에 배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회장의 꿈은 '포스트 이케아,' 이케아 같은 글로벌 가구 회사입니다.


지누스, 코스피 상장 그리고 인수

지누스는 전체 매출의 90%가 미국에서 발생하는 업체로 나스닥 상장이 유리했습니다. 법인은 한국에 있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는 2019년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상장폐지됐던 지누스로 피해를 본 많은 주주들을 생각해 다시 상장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2019년 14년 만에 코스피에 재상장 했습니다. 지누스는 매년 성장을 거듭했고 지난해 매출은 에이스침대 연간 매출(3400억원)의 4배 가까운 1조123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백화점 그룹이 인수까지 하게 됐습니다. 정지선 회장이 9000여 억 원에 지누스 지분 36%를 가져갔습니다. 앞서 SK네트웍스는 1조1000여억원에 인수를 제안했지만 경영권 보장이 되지 않아 이 회장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현대 측은 그러나 이 회장의 경영참여를 보장해줬습니다. 현대백화점 인수 이후 시장의 반응은 하지만 냉랭합니다. 5월26일 현재 주가는 59600원. 공모가 한참 밑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익이 주는 측면도 있지만,이 회장이 그간 본인 배당금을 포기하고 주주친화경영 차원에서 배당금을 나눠줬는데 그와 같은 '이벤트'는 없을 거란 실망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회장이 그간 포기한 배당금은 무려 150억 원입니다.


어쨌거나, 지누스와 현대백화점그룹의 조합은 서로 부족한 면을 메우는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인수 당사자간의 기대가 있으니, 향후 어떻게 지누스가 성장해나갈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 등 세계 전역으로 뻗어나가는 지누스. 이상으로 매트리스의 유통 혁신으로 국산 매트리스의 세계화를 앞당긴 지누스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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