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화자산운용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임인년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한두희 대표가 자신의 임기 절반을 돈 시점에서 내놓은 성적표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다만 이번 호실적이 수탁고 증가에 따른 한화운용 자체의 성과와는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26일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영업수익은 전년동기(334억원) 대비 70.3% 증가한 56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1억원에서 319억원으로 187.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84억원에서 270억원으로 221.4% 급증했다. 세 가지 실적지표 모두 2011년 한화투자신탁운용과 푸르덴셜 자산운용의 합병을 통해 한화운용이 출범한 이래 역대 최대 금액이다.

특히 순이익 기준 업계 내에서의 순위도 크게 뛰었다. 지난해 1분기(12월 결산법인 기준) 한화운용은 1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순이익을 거두면서 9위에 머물렀다. ▲미래에셋자산운용(1986억원) ▲KB자산운용(185억원) ▲삼성자산운용(181억원) ▲신한자산운용(112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01억원)과 같은 대형사는 물론, ▲DS자산운용(159억원) ▲브이아이피자산운용(136억원) ▲피아이엠자산운용(136억원) 등 중소형사에도 밀렸다. 이와 달리 올해 1분기에는 894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미래에셋운용 다음가는 성적을 거뒀다.

임기 절반을 돈 한두희 대표로서는 한시름 놓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 7월, 전임자인 김용현 대표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아 내년 3월까지 한화운용의 수장직을 맡게 됐다. 

그렇다고 한 대표가 마냥 안도하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달성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이 한화운용의 자체 성과와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한화운용의 지난 3월말 운용자산(AUM)은 105조3836억원으로 전년동기(103조6864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그 결과 운용사 수익의 밑천이 되는 수수료 수익이 같은 기간 321억원에서 359억원으로 30억원 가량 늘었다.

한화운용은 230억원에 달하는 영업수익 증가분(334억→569억원) 가운데 나머지 200억원을 배당금 수익으로 체웠다. 지난 3월에 한화투자증권은 보통주 1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고, 9886만7172주(46.08%)의 지분을 가진 한화운용은 197억7343만원의 배당금을 지급 받았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최초로 영업익 2000억원을 돌파한 것을 기념해 6년 만에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한화투자증권의 단독 경영권을 확보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한화운용은 지난해 8월,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블록딜)을 통해 비금융계열 3사(글로벌에셋·호텔앤리조트·갤러리아타임월드)가 보유하고 있던 한화투자증권 5676만1908주(26.46%)를 매입했다. 이로 인해 한화운용이 보유한 한화투자증권 지분율은 기존 19.63%(4210만5264주)에서 46.08%(9886만7172주)로 증가했다. 더불어 한화생명(100%)→ 한화자산운용(46.08%)→ 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한화 금융계열사의 핵심 고리로 부상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한화투자증권으로부터 지급 받은 배당금과 함께 운용수익에 힘입어 호실적을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