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수십조원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SK 바이오 계열사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의약품위탁 생산사업(CDMO) 역량강화 등과 맞물려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제기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으로 압축되는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중장기 투자와 고용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26년까지 향후 5년간 BBC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중 바이오 분야에만 12조 7000억원을 쏟아붓는다.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을 이어갈 후속 연구개발(R&D)와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합성 및 혁신 바이오 신약을 모두 생산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지배력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공격적인 투자계획으로 SK팜테코와 SK바이오팜가 주목받고 있다. 소위 빅딜을 포함한 추가 지분 투자에 대한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에서 의약품위탁생산사업을 맡고 있는 SK팜테코는 일찍부터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SK팜테코는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기업 CBM에 4200억원을 투자하며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유전자 세포치료제 원료의약품 위탁생산업체인 이포스케시 지분 70%를 인수하는 등 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미국 앰팩까지 2016년 이후 4건의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미국·유럽·아시아에 8곳의 사업장과 5곳의 연구개발(R&D) 센터를 확보하며 사업 저변을 넓혔다는 평가다. 회사측은 오는 2025년 매출 20억달러를 목표로 하면서 향후 기업공개(IPO)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SK바이오팜도 올해 공격행보를 일치감치 선언한 상태다. 올해 SK바이오팜은 전 사업영역 실적을 전년 대비(매출 4000억원) 2배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내 매출 뿐만 아니라 전 사업영역의 성장세를 공언한 셈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차세대 혁신 신약 개발을 통해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레녹스-가스토 증후군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는 임상 3상에 돌입했으며, 표적 항암제 SKL27969는 임상 1상, 차세대 뇌전증 신약 SKL24741 및 조현병 신약 SKL20540은 임상2상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올해 뇌종양과 뇌 전이성 고형암 임상을 시작하는 등 후속 파이프라인 확대에 속도를 내겠단 방침이다.

특히 조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M&A를 통해 성장하는 전략을 구사하는데 우리도 글로벌 바이오 펀드 투자, 해외 유망 디지털 치료제 벤처와의 전략적 관계 구축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SK바이오팜에서 이르면 내년 CES에서 뇌전증 예측 디지털 기기 등을 선보이는 등 디지털 기기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얘기도 있다"며 "조만간 인수합병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