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재민 기자] 이디야커피(이디야)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공시 이래 처음으로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2020년 드림팩토리 완공으로 인한 역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최근 저가 업체들의 유입으로 시장 입지가 모호해진 이디야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현금 비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이디야의 지난해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 29억원이다. 마이너스(-) 226억원을 기록했던 전년(2020년) 대비 기계장치(128억원→14억원), 단기금융상품(60억원→0원), 건물(25억원→0원), 비품(11억원→5억원) 등의 취득이 줄어든 결과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이디야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순유입된 것은 2013년 공시 이래로 처음이란 점이다. 이디야가 그간 매장 출점 확대, 드림팩토리(로스팅 공장) 구축 등의 사업 전략에 적극 나선 탓에 2013년부터 8년간 투자활동으로 1573억원을 지출한 까닭이다. 

이에 대해 이디야 관계자는 "2020년 드림팩토리 완공으로 관련 투자비 지출이 줄어든 결과"라며 "전년 현금흐름의 역기저효과일 뿐, 소극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디야의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금융상품 처분 등 현금 유입액 제외)은 드림팩토리 착공에 나섰던 2019년 이전보다도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디야의 2017년, 2018년 투자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액은 각각 137억원, 147억원인 반면, 지난해는 94억원에 불과했다. 드림팩토리 구축과 관계없이 절대적인 투자 액수를 줄인 셈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최근 확장 전략 둔화, 저가 업체 진입으로 인해 시장 경쟁력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디야가 돌파구 마련을 위해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점 현황만 봐도 이디야는 2013년 1000호점, 2016년 2000호점, 2019년 3000호점을 오픈하는 등 3년 마다 1000개의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년 만에 3500호점을 오픈하는데 그쳤다. 아울러 폐점율도 타 프랜차이즈 업체 대비 높은 반면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이디야의 폐점율은 2.8%(전년 대비 1%포인트 상승)로 메가커피(0.7%), 컴포즈커피(1.3%) 등의 경쟁사보다 높다. 반대로 매장당 평균 매출액은 이디야(1억8700만원)보다 메가커피(2억8600만원)와 컴포즈커피(2억4500만원) 등 저가 업체가 앞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초에 이디야가 가성비 제품을 표방했던 만큼 저가 업체들의 시장 유입이 브랜드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디야가 가맹점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저가 업체로 이동하려는 점주들을 잡기 위해서라도 돌파구 마련을 위해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겠나"고 말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선 이디야가 지난해 공언했던 IPO와는 멀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통상 IPO를 위해선 이디야가 이전에 취했던 전략과 같이 성장성에 방점을 둔 계획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라며 "이제 와서 투자를 줄이는 등의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IPO를 위한 전략과 거리가 멀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디야 관계자는 "사업 확장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운영을 통한 점주들과의 상생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IPO의 경우 사전적으로 검토만 했을 뿐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