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전이었다면 이 부회장은 지정된 날짜와 장소에 출석해 국토교통부 관계자의 '대면' 질책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 교육을 진행했고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겸 부회장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건설업윤리교육을 이수했다. 최근 경기도에서 받은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감형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교육에 참가한 것이다.

건설사가 안전사고 등으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맞춰 8시간 동안 건설업윤리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태영건설과 같은 법인이라면 대표자 또는 법인 등기부등본에 등재된 임원 중 한 명이 해당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교육을 이수한 것으로 확인하면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의 경우 영업정지 기간을 15일 단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건설업 윤리, 건설법령, 안전 등에 대한 교육을 직접 이수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엔 현장 교육으로 진행했지만 해당 교육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태영건설의 영업정지 처분은 2017년 12월 김포시 운양동 신축공사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로 내려진 것이다. 당시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 2명이 질식사했고 경기도는 2020년 9월 회사에 3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결정했다. 태영건설은 법원에 이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영업정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영업정지 취소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태영건설은 더 이상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태영건설의 영업정지 기간은 지난 4월 25일부터 오는 7월 25일까지 3개월이다. 이 부회장의 교육 이수로 영업정지 종료일은 7월 9일로 당겨졌다. 이 기간 동안 회사는 사업 입찰과 수주 등 모든 토목·건축사업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코로나19 유행으로 건설업윤리교육을 온라인으로 이수하면서 교육 수강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며 "영업정지로 현장 교육을 진행하면 교육장에서 달가운 소리를 듣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업정지 기간도 지방선거로 수주 공백이 예상되는 시기에 잡힌 만큼 매출 타격도 적을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이번 영업정지가 태영건설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 태영건설이 영업정지를 앞두고 수주 물량을 대폭 늘렸고 영업정지 대상도 토목·건축사업으로 한정됐기 때문이다. 지난 4월까지 태영건설의 올해 누적 수주는 1조3801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액(2조7517억원) 대비 50.22%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4월부터 7월 사이가 보통 건설사의 수주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지방선거까지 겹치면서 거의 모든 건설사의 수주 공백이 예상된다"며 "태영건설이 영업정지로 받는 타격도 거의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