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높은 신용등급을 가진 시공사가 조합에 보증을 제공하면 조합원은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다. 수분양자들이 중도금 혹은 이사비 등을 지원받기 위해 대출을 받을 때 금리를 낮출 수 있다. 

현대건설은 국내 3대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3사로부터 모두 AA- 등급을 유지 중이다. 등급평가는 회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이며 AAA부터 D등급까지 10단계로 분류된다. AA는 두 번째로 높은 등급이며 원리금 지급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태로 본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AA- 신용 등급은 2020년 12월 말부터 유지 중이다. 현대건설은 2009년 A+ 신용등급에서 AA-로 한 등급 올라선 뒤 13년이 넘도록 제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AA는 건설업계에서도 최고 등급이다. 현대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과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 총 4개 회사만 AA등급을 유지 중이다.

부채비율도 안정적이다. 현대건설 별도 기준으로 2019년 102%의 부채비율은 2020년 114%, 2021년 121%까지 높아졌지만 올해 1분기 118%로 다시 낮아졌다. 연결기준으로도 부채비율을 100%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금성자산도 풍부하다. 현대건설은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9조805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 중이다. 이 중 현금성자산은 2조1593억원이며, 단기금융상품도 6324억원이다. 전체 유동자산 대비 30%를 신속하게 현금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금성자산의 증가도 가파르다. 현대건설의 현금흐름표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내 현금성자산은 1978억원이나 증가했다. 1분기 초 1조9542억원 대비 10.1%나 늘어난 셈이다.

최근에는 대형 정비사업의 채무보증을 통해 사업의 안정성도 높여주고 있다. 현대건설은 5월 한 달 동안 이사회에서 3건의 대형정비사업의 채무보증을 의결했다. 우선 현대건설은 흑석9 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 대해 5291억원의 채무보증에 나섰다. 이는 자기자본 9조4292억원 대비 5.61%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한남3 재정비촉진지구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에는 4301억원의 채무보증을 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4.56%다. 마지막으로 반포 주공1단지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에는 1조2000억원의 채무보증 금액을 제시했다. 자기자본대비 12.73%에 해당한다. 최근까지 현대건설의 채무보증액을 합산하면 총 잔액은 10조 9645억원이다. 경쟁사 대비 풍부한 자본력으로 대형사업의 채무보증이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도 현대건설의 도시정비사업의 원활한 수주에는 프리미엄 주거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절히 활용한 부분도 있다. 현대건설은 사업성이 우수한 대규모 랜드마크 사업지들을 선별적으로 수주하면서 프리미엄 주거브랜드를 제시해 경쟁사 대비 높은 승률을 거뒀다. 최근에는 지방의 도시정비사업에도 디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하며 선점을 노리는 모양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견고한 재무구조와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꾸준히 이뤄내겠다"라며 "4년 연속 도시정비 수주실적 업계 1위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