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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기판 공격투자 '승부수'
유범종 기자
2022.06.13 13:00:19
①'FC-BGA' 미래 핵심동력 낙점…후발주자 'LG이노텍' 추격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09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전염병 대유행 여파 등 경제계 안팎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국내 최대 부품사인 삼성전기도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에 삼성전기는 최근 발 빠른 사업재편과 공격적인 투자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미래동력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삼성전기가 추진 중인 핵심 사업전략 변화를 들여다보고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 위한 재무적 여력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사진=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사진제공/삼성전기)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장덕현 사장이 작년 말 삼성전기의 새로운 수장에 오른 이후 수 개월이 지나면서 그의 경영능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사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그는 특히 오랜 시간 반도체 부문에서 키워온 역량을 토대로 미래 먹거리로 고부가 반도체기판을 낙점하고 '새로운 판 짜기'에 돌입했다.


◆CEO 바통터치…新사업 확장 중책


장 사장은 작년 12월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경계현 전 사장(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의 후임으로 삼성전기 수장에 올랐다. 경 사장이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의 확산 속에서 삼성전기의 수익성 지키기에 집중해왔다면 신규 선임된 장 사장은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는 새로운 미래먹거리 발굴과 사업 확장을 위한 그룹 차원의 포석이라는 시각이 크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반도체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장 사장이 삼성전기를 이끌게 되면서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고부가 반도체기판 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영역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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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사장은 실제 2009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컨트롤러 개발팀장을 시작으로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솔루션개발실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반도체 개발전문가로서의 역량을 길렀다. 그는 특히 타 계열사 사장들과는 달리 메모리와 비메모리 반도체 양쪽에서 모두 경험을 쌓은 흔치 않은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기 측에서도 사장 인사 직후 "장 사장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다양한 제품의 기술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며 "삼성전기가 경쟁사를 뛰어넘어 전세계 최고 부품회사로 성장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고부가 반도체기판 'FC-BGA' 날개 


장 사장이 미래먹거리로 낙점한 핵심사업은 고성능 반도체기판인 플립칩-볼그레이어레이(FC-BGA)다. 삼성전기는 FC-BGA를 동력으로 삼아 '초일류 테크 부품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FC-BGA는 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전기신호가 많은 고성능 반도체 칩을 메인보드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고성능과 고밀도 회로 연결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조가 무척 까다롭고 진입장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현재 FC-BGA를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국내에선 삼성전기가 유일하고 해외를 합쳐도 일본 이비덴, 신코덴키, 대만 유니마이크론, 난야, 오스트리아의 AT&S 등 여섯 곳뿐이다.


(사진=삼성전기 반도체기판. 사진제공/삼성전기)

장 사장이 고성능 반도체기판인 FC-BGA에 거는 기대는 크다. 삼성전기는 FC-BGA 사업 확장을 위해 작년 12월 베트남에 생산설비와 인프라 구축으로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도 부산에 FC-BGA 공장 증축을 위해 3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고성능화, 5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확대로 고성능 반도체기판에 대한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가에도 삼성전기의 FC-BGA 매출이 투자와 맞물려 작년 5700억원에서 3년내 1조원 수준으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특히 최근 애플의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 프로세서 'M2'에 FC-BGA 공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연내 M2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태블릿PC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기가 애플의 FC-BGA 기판 공급자로 선정된다면 향후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에는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기업이나 수탁생산하는 파운드리업체 외에 반도체기판 업체는 사실상 존재감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시장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면서 기판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기판을 생산하는 기업들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후발주자 'LG이노텍' 떨쳐낼까


삼성전기의 반도체기판 사업 확장에는 후발주자의 추격도 거세다. 삼성전기와 함께 국내 양대 부품사인 LG이노텍은 올해 2월 4130억원 규모의 FC-BGA 시설투자를 결정하며 고성능 반도체기판 사업에 첫 발을 내디뎠다. LG이노텍은 FC-BGA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작년 12월 FC-BGA 사업담당과 개발담당 등 임원급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이미 FC-BGA와 제조공정이 유사한 무선주파수 패키지 시스템(RF-SIP)용 기판, 5G 밀리미터파 안테나 패키지(AIP)용 기판 등 통신용 반도체기판 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만큼 기술력은 충분히 검증됐다는 평가다. LG이노텍은 삼성전기에 비해 후발주자이지만 기술력을 통해 극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미래성장동력으로 나란히 FC-BGA를 낙점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양사간 직접경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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