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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골프공 '볼빅'의 '버티기'
이현서, 박수혁 기자
2022.06.14 08:00:21
국내시장 점유율 2위 '볼빅'의 성공과 좌절...앞날은?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3일 08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현서, 박수혁 기자] 퀴즈입니다.

미국의 한 남성이 14년간 이걸로 170억 원을 벌었습니다.

악어를 만나기도 하고 죽을 고비도 수차례 넘겼는데 포기할 수 없었던 이 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골프공'입니다. 골프공 잠수부로 34개 미국 골프장과 계약하고 잃어버린 공, 일명 로스트볼을 수거해 중고로 팔았던 사람의 이야기인데요. 오늘은 잃어버릴 걱정이 없는 골프공, 눈에 확 띄는 컬러 골프공으로 유명한 '볼빅'을 에딧머니에서 다뤄봤습니다.


골프 500만 시대

골프 산업은 코로나로 특수를 누렸습니다. 해외 골프 수요가 국내로 돌아선 데다 스크린 골프장 확대, 골프 예능 등장 등으로 2030세대들까지 골프가 파고들면서 골프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골프채는 물론이고 골프공까지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인데요.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515만 명으로 처음으로 500만 명을 돌파했고, 이 가운데 2030세대가 무려 115만 명이었습니다. 골프장 이용객 수도 5000만 명을 돌파, 500만 명이 1년에 열 번은 골프장을 찾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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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포스트 코로나 리 오프닝 기대 산업으로 손꼽힙니다. 이렇게 골프가 대한민국에서 인기인데, 골프 브랜드는 외국산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메이드 인 코리아'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브랜드가 '볼빅'입니다.


프로들이 선호하는 골프공

미 브랜드 타이틀리스트입니다. 필라 윤윤수 회장이 2011년 인수했으니 미국에 본사를 둔 한국기업이다라고 볼 수도 있긴 하겠습니다. 1935년 첫 출시돼 87년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개발자이자 창립자가 '내 완벽한 퍼팅이 홀컵을 비켜가다니? 이건 내 실력이 문제가 아니라 골프공 탓이다.' 이래서 의사 친구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공마다 코어가 다르다는 사실에 착안해 개발한 것이 시작입니다. MIT 동문 친구와 3년간 연구에 매달려 일관되게 스코어가 나오는 공을 개발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술력은 진화해 특허만 1000여개가 넘습니다. 2022년 전 세계 투어에서 프로선수 75%가 사용한 공입니다. 방향성, 비거리, 스핀 컨트롤 등도 우수하지만 선수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유는 '일관성'이라 합니다.


볼빅 얘기하는 데 왜 타이틀 리스트를 언급하는가.

이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골프공에 국내 시장에선 적어도 어깨를 나란히 한 우리나라 제품이 볼빅이기 때문입니다. 국내 시장에서 볼빅은 타이틀리스트 다음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타이틀리스트가 50%선, 볼빅이 30%선입니다.


볼빅은 어떤 회사

볼빅의 모태는 1980년 설립, 80년대 말부터 골프공을 생산했던 일야실업입니다. '초이스' '레드 492' '롱기스트' 등을 생산하던 회사입니다. 98년 상호를 '볼빅'으로 바꿨고, 골프공 업체 처음으로 2001년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5년 내내 적자가 계속 늘어 2006년 상장 폐지되고 매물로 나왔습니다.


진짜 볼빅의 시작은 철강 유통업을 BM스틸 문경안 대표가 인수하면서 부터입니다.

문 대표는 핸디4의 프로급 실력을 갖고 있는 골프 마니아였습니다. 골프장 사장이 우연히 볼빅이 매물로 나왔단 정보를 전해줘 전 재산을 들여 볼빅을 인수했습니다. 당시 볼빅 매출은 7억 여 원. 충북 음성에 연 생산 60만 더즌의 생산 공장을 보유한 회사였습니다.


문제는 인수 후입니다. 국산 공 1위라고 하는데 점유율은 3%선이고, 수출되는 걸 보니 적자수출이었습니다. 미국에서 브랜드 10개를 조사한 결과, 볼빅은 선호도 꼴찌로 나오기도 했고요.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도 아닌 데 인지도가 형편없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볼빅 '다 바꿔!', 비상사태 선포

그날로 직원들을 모아놓고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남들 자고 먹고 놀 때 일하자며 아침 7시30분 출근, 밤 11시30분 퇴근을 요구했고요. 결국 직원 12명 중 2명만 남았습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가격도 올린다 했습니다. 싸구려 이미지는 더는 안 된다. 직원들이 납품처에 제품 공급이 다 끊길 수 있다고 반발했지만 문 볼빅 회장은 밀어 부쳤습니다.


가격인상에 맞게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했습니다. 골프선수 2명을 연구소 직원으로 채용도 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외유내강형 골프공. 겉은 부드럽고 속은 이중코어로 단단한 골프공을 개발해 한미일 3개국 특허를 취득했습니다. 여기에 컬러를 입혔습니다. 골프공하면 흰색이란 편견을 깨고 수지자체에 색소를 입혀 내놓았습니다. 그게 '비비드'입니다.


문 회장에 따르면 좋은 공을 만들었지만 미국에 나가면 우리나라 선수들이 뭔가 볼빅 공을 창피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볼빅 공으로 우승하면 '1억 원'을 주겠다고 상금을 걸었습니다. 2009년 국내 골프대회에 현금 만 원짜리 다발을 내놓았습니다. 예선 통과 시 330만원, 공만 사용해도 50만원 주겠다고 조건을 덧붙였고요. 7명이 볼빅 공으로 경기를 치렀습니다. 그 때부터 볼빅 공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2년에는 미국 법인도 세우면서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선수 마케팅 성공

그러다 이 선수를 만나면서 운이 트입니다.

2013년 볼빅공으로 LPGA 우승을 거머쥔 이일희 선수입니다. 최운정, 이미향, 이민지 등 이후 줄줄이 볼빅공으로 우승 트로피를 탔습니다.


두 번째 '귀인'은 미국의 대표 장타자 '버바 왓슨'입니다. 볼빅 공을 쓰겠다고 직접연락을 줘, 2017년 후원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버바왓슨 효과로 볼빅 공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볼빅공이 비거리가 잘 나온다란 인식이 심어진 덕분입니다. 그 해 수출 1000만 달러 고지를 돌파하고 1000만달러 수출탑 상도 수상했습니다. 버바왓슨은 하지만 1년도 채 안돼 계약을 파기하고, 타이틀리스트로 선회해 이미지에 타격도 줬습니다.


볼빅의 성공

볼빅은 승승장구 했습니다. 2015년엔 코넥스 시장에도 입성했고, 코스닥 시장으로의 이전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인수당시 볼빅 7억 원 매출은 2013년 300억 원, 2017년 420억 원, 2018년 470억 원까지 폭풍 성장했습니다. 2018년엔 수출이 2000만 달러로 공장을 24시간 돌려도 공급이 달렸고, 2019년 12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음성에 4500평 부지를 매입, 제2 공장을 신축하고 생산량을 120만 더즌(1더즌은 12구)에서 300만 더즌으로 늘렸습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3%에서 30%까지 올라와 타이틀리스트를 추격할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문제는 적자

마케팅비의 과도한 투입이 발단이 됐습니다. 타사보다 두 배 세 배 마케팅 비용을 책정해 쏟아 부었습니다. 프로, 아마추어 선수 200명이 볼빅 모자를 쓰고 필드를 누릴 때까지 돈을 퍼부었습니다. 2019년 볼빅은 적자로 돌아섭니다. 그리고 그 적자를 만회하겠다고 배드민턴, 고반발 클럽까지. 사업다각화를 시도하다 도리어 더 악화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가 터지면서 미국 수출이 30~40% 줄었습니다. 코로나가 터지니 이번엔 마스크까지 손을 댑니다.


그로부터 3년 뒤. 회계법인은 볼빅의 최근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계속기업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의견 거절'임을 금융감독원에 공시했습니다. 이로 인해 코넥스시장 상장규정 제28조에 의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3년 연속 적자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한 상태에다가, 손실채권에 매출채권 회수율 악화로 현금 회수 능력이 불확실했고, 재고자산도 문제였습니다. 코로나로 도리어 골프용품은 특수를 누리는 데 볼빅은 악성채무로 원자재 납품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벤처캐피털에 매각, 체질 개선 시급  

결국 볼빅은 다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고, 올해 3월, 벤처캐피털 티에스인베스트먼트에 223억원에 넘어갑니다. 문 회장은 해임됐으며, 삼성증권 출신에 솔브레인 저축은행 대표를 거친 홍승석 전 제닉 부대표가 대표로 새로 취임했습니다. 홍 대표로 바뀐 볼빅은 실속 차리기에 돌입했습니다.


저가 골프공, 스포츠용품, 마스크, 배드민턴 등의 사업은 일절 접기로 했습니다. 오로지 볼빅, 그것도 프리미엄급에 '올인'하는 고급화 전략으로 선회했습니다. 마케팅도 프로선수 중심에서 주 소비자층을 파고드는 방향으로 관점을 바꿨습니다.


현재 티에스가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4년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골프 업황은 좋고.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으니 기회는 남아있습니다. 홍 대표는 컬러볼 브랜드 이미지를 더 업그레이드 시켜서 3년 뒤 1000억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밝힌 상태입니다.


이상으로 1998년 박세리 선수의 맨발투혼 ,그 이전부터 국산 골프공 가운데선 줄곧 1위를 지켜온 볼빅. 국산 골프공의 산 역사라고도 할 수 있는 볼빅의 성장 스토리를 살펴봤습니다.


에딧머니는 다음에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재밌으셨다면 알람설정, 그리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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