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새미 기자] 디엔에이링크 소액주주연대가 최대주주인 이종은 대표보다 많은 지분을 사들이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권오준 로앤로더테크놀로지 대표는 지난 9일 경영 참여 목적으로 한국소액주주연구회, 주주 20명(이하 주주연대)과 공동으로 디엔에이링크 주식 94만4586주(5.7%)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권 대표 등은 최대주주인 이종은 대표(4.59%)와 특수관계인 이종화 씨(0.29%)를 합친 지분(4.88%)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주주연대와 손 잡고 있는 권 대표는 2020년 디엔에이링크 IT사업부·DNAGPS사업부 이사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당시 권 대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 사업을 맡기도 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주주연대가 제기했던 가처분 소송이 잇따라 기각되자 실력 행사에 나서기 위해 추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주연대는 지난해 10월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가 해당 소송을 취하했다. 주주연대는 지난 2월 정기주주총회 의안 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다시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에서 해당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3월29일 정기주주총회에 주주연대의 요청에 따른 의안을 상정됐지만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해당 안건들은 심의되지 못했다.

특히 주주연대는 디엔에이링크가 엔터미디어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권오준 대표 외 20명의 주주들은 지난달 17일 이를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기각되자 즉각 항고를 제기한 상태다. 주주연대 측은 "법원이 기각은 사측의 행위에 대해 최소한의 명분을 갖춘 정상 경영 행위라 판단한 듯하다"며 "그러나 문제 삼을 수 있는 내용들은 여전히 있고, 안정적으로 지분을 확보해 나가며 감사인과 금융인 측에 지속적으로 압박하며 주주 권리 행사를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디엔에이링크는 지난 3월 엔터미디어를 흡수합병하기로 했으나, 소액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합병 계약이 해지됐다. 이에 디엔에이링크는 지난 4월 엔터미디어의 6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인수와 엔터미디어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2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우회적으로 엔터미디어 인수를 재추진하는 셈이다.

주주연대가 엔터미디어 인수를 극렬히 반대하는 이유는 엔터미디어의 사업이 디엔에이링크의 본업과 연관성이 없고, 3년째 적자를 내고 있는 업체라는 점 등이 있다.

엔터미디어의 주요 사업은 휴대용 노래 반주기 제조, 음악 콘텐츠 제작·공급 등이다. 유전체 분석 등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는 디엔에이링크와는 뚜렷한 사업 연관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게 주주연대 측의 지적이다. 또한 엔터미디어는 2019년부터 23억원→48억원→70억원 순으로 영업손실이 늘어나고 있는 업체다. 엔터미디어 인수가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는 이유다.

주주연대 측은 "이번 지분 취득으로 디엔에이링크 소액주주연대가 1대 주주로 등록됐다"며 "향후 대주주로서 지속적인 우호지분 확보, 임시주주총회 개최, 회계장부 열람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디엔에이링크 관계자는 "이번 지분 인수 관련해서 주주연대 측과 접촉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