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배 기자] 코오롱이 첨단 신소재로 개발한 골프공 아토맥스(Attomax)가 세계 최장 비거리를 기록했다. 비정질합금 물질 활용도를 고민하다 이웅열 명예회장이 골프공에 적용할 것을 제안한 것이 이번 성과로 이어졌다.
코오롱은 14일 자체 개발한 신소재 아토메탈을 골프공에 적용해 세계적 기록인증 기관인 미 세계기록위원회(WRC)로부터 '세계 최장 비거리 골프공' 타이틀을 최초로 공식 인증받았다고 밝혔다.
미 WRC는 공인된 로봇 스윙기를 이용해 동일 조건에서 실시한 인증 테스트에서 아토맥스 골프공이 타 브랜드 10개사 13종의 골프공과 대비 13~18미터(15~20야드) 이상 더 날아가는 기록을 인정해 최장 비거리를 내는 골프공으로 세계 최초 인증했다.
이번 기록은 코오롱의 신소재 전문 계열사 아토메탈테크코리아가 개발한 비정질합금인 '아토메탈' 분말을 골프공에 적용해 만들어낸 결과다. 그동안 비거리를 앞세우는 골프공들이 많았지만 글로벌 인증기관으로부터 최장 비거리 골프공임을 공식 인정받은 경우는 아토맥스가 최초다. 코오롱은 이번 기록 인증에 대해 "기존 골프용품 산업의 소재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성능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오롱은 비거리 향상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골프공 내부에 높은 탄성과 반발력을 지닌 아토메탈을 분말 형태로 가공해 골프공 중심부를 감싸는 맨틀층에 고르게 혼합하는 기술이 더해짐으로써 지금까지 보지 못한 비거리를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아토메탈'은 금속의 원자구조를 불규칙하게 만들어 탄성, 경도, 내부식, 내마모, 연자성(軟磁性)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신소재다. 코오롱은 이 같은 소재의 물성을 골프공에 적용해 세계 기록을 내는 골프공을 만들어냄으로써 다른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소재 경쟁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소재의 특성을 꿰뚫어본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은 아토메탈 소재를 골프공에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직접 제공해 글로벌 인증기록 달성에 큰 공헌을 했다. 이 명예회장은 평소 골프에 애정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코오롱의 핵심가치인 원앤온리(One&Only) 정신으로 첫 시도한 결과물이 세계 최고로 인정받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이번 신기록에 머물지 말고 우리 기록을 우리가 계속 깨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 개발하고 도전해 세계 최고 신기록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코오롱이 아토맥스에 적용한 비정질합금은 1959년 최초 발견된 이후 1993년에서야 양산 기술이 확보될 정도로 생산 자체가 어려웠다. 현재까지 양산에 성공한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히고 있는데, 아토메탈테크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양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아토맥스 WRC 인증을 시작으로 코오롱은 비정질합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골프 분야에서는 샤프트와 드라이버 헤드 등에 비정질합금을 적용해 비거리와 정확도 향상을 노린다. 다만 직접 제품을 개발·생산할지, 타 업체와 협업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김폴 코오롱 미래기술원 무기소재연구소장은 "비정질합금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다"며 "오늘 발표한 골프 산업은 빙산의 일각으로, 향후 전기차,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가 이용되는 고성능 부품이나 회로 등에도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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