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무슨 일이지?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다시 한 번 미국 내 모든 전기차 모델 가격을 인상합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서만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여러 차례 인상했고, 가장 저렴한 모델은 작년 대비 1만 달러가량 비싸졌습니다.

로이터는 16일(현지시간) 테슬라의 가격 인상 소식을 전하며 "반도체 칩 부족 등 공급망 문제에 더해 전기차 및 배터리에 쓰이는 주요 원자재 가격 폭등이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CEO는 리튬 가격 급등이 원가 상승의 주 원인이라며 전기차업계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를 드러낸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준대형 SUV 차량인 모델X는 기존가 대비 최대 6000달러 오른 12만 990달러로 책정됐습니다. 또한 중형 SUV인 모델Y 롱레인지는 기존 가격에 3000달러를 더한 6만 5990달러로 가격이 조정됐고, 세단 차량인 모델S와 모델3의 롱레인지 가격 역시 수천 달러 상승했습니다.

그래서?

테슬라가 재차 가격을 인상하며 어려움을 토로한 것은 현재 전기차업계가 맞닥뜨린 상황의 심각성을 알려줍니다. 테슬라는 전기차 기업과 전기차 사업을 하는 완성차업체를 통틀어 공급망 쇼크에 가장 잘 대처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혔는데요. 그런 테슬라마저 공급망 쇼크로 인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또한 리튬과 알루미늄 등 전기차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요. 가격 폭등 이면에는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외에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테슬라가 전기차업계에서도 눈에 띌 만큼 강력한 가격 전가력을 갖추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즉 생산 비용의 증가를 일부 소비자에게 전가하며 사업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거죠. 테슬라는 그동안 여러 차례 가격을 인상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어요. 가격이 높아졌음에도 테슬라는 테슬라라는 거죠. 이번에도 가격 인상에 대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해야 합니다.

주가는 어때?

테슬라 주가는 16일(현지시간) 전일대비 8.54% 급락한 639.3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 주가가 하방압력을 받자 동종기업 주가 역시 약세를 보였는데요. 이는 테슬라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전기차업계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대두됐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테슬라 주가를 끌어올릴 상승재료들은 남아있습니다. 테슬라는 최근 주식을 3대 1로 분할하겠다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액면분할을 하면 시세가 이전보다 저렴해져 유동성을 보급할 수 있습니다. 즉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죠. 또한 중국 내 봉쇄로 인해 셧다운에 들어갔던 공장들도 재가동되며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투자은행(IB)업계는 잇따라 테슬라에 대한 긍정 전망을 내놓고 있어, 이후 테슬라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