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딤의 유통주식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현 경영진은 추가적인 유상증자와 CB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대량의 주식전환 이후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리스크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식품ㆍ요식업을 주사업으로 하는 디딤이 발행한 CB 물량 상당수가 주식 전환을 앞두고 있다. 당장 디딤의 미상환 CB는 제 6ㆍ7ㆍ8회차에 해당한다. 이 CB의 전환가액은 모두 현재시가 대비 크게 낮은 상황이어서 대부분의 물량이 주식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6회차 CB의 경우 이미 전환권 청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22일 6회차 CB의 인수인 '넥스아이디랩'은 해당 CB 30억원 중 12억원에 대한 주식전환을 청구했다. 전환가액은 1298원이며 이는 지난 24일 종가(1850원) 대비 30% 가량 싼 가격이다. 주식전환에 따른 이익이 명확하기 때문에 잔여 CB 역시 전환청구 가능성이 높다. 전량 주식전환시 발생할 신주 규모는 231만1248주이며, 24일 종가 기준으로 전량매도시 42억7580만원이 된다. 넥스아이디랩은 투자금 30억원으로 12억원 이상의 차익을 얻게 된다.

7회차 CB로 발행한 20억원 역시 지난달 30일을 기점으로 전환권 행사가 가능해져 언제라도 주식전환이 청구될 수 있다. 7회차 CB의 인수인은 상상인저축은행이며, 현재 시점에서 전환가액은 1172원이다. 해당 가격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170만6484주가 신규 상장된다. 24일 종가 기준으로 전량매각시 상상인저축은행은 11억5699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올해 2월께 ㈜탑코가 인수한 20억원 규모의 8회차 CB는 1년이 지난 후인 내년 2월22일부터 주식전환이 가능해진다. 해당 물량의 전환가액은 1130원으로 24일 종가기준 전량매각시 12억7433만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시가 대비 낮은 가격에 신주가 지속 상장되는 상황에 디딤 경영진도 가세하는 양상이다. 디딤 측은 최근 제3자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밝혔는데 현재까지 약 60억원 규모의 자금조달계획이 공개됐다. 10억원은 이달 28일, 50억원은 9월20일 각각 납입될 예정이다. 자금조달 목적은 운영자금이며, 납입자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으로 구성됐다.

오는 28일 납입을 앞둔 10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발행가액은 1235원으로 책정됐다. 지난 24일 종가 대비 33%가량 싼 가격이다. 1370원의 기준주가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법정 최대 할인율인 10%를 적용했다. 해당 유증은 회사의 임원진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에게 전량 배정됐으며, 신주발행주식수는 80만9000주로 24일 기준 주식총수 대비 1.94% 수준이다.

오는 9월20일 납입예정인 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1565원이다. 여기에도 기준주가 1733원에 법정 최고할인율 10%가 적용됐다. 해당 유증은 에이치앤씨투자조합1호가 단독으로 배정받았는데, 이 조합은 디딤의 이정민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 2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유상증자로 발행할 신주는 318만주로 현재 주식총수 대비 7.63%에 달한다.

회사 측은 추가로 127억원 규모의 신규 CB 발행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납입예정인 10회차 CB로 전환가액은 1492원으로 설정됐다. 전환가액조정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전환가능주식수는 851만2064주다.

디딤의 현재까지 미상환 CB의 전환가능 물량 및 최근 유상증자로 인한 신규 상장예정 주식을 더한 주식수는 1828만8707주로 총주식수(4165만1732주) 대비 43.90%에 달한다. 이는 기존 주식가치가 그만큼 희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CB 전 물량의 전환가액이 디딤의 현재 시가보다 크게 낮다는 점에서 각 인수인들의 주식전환 및 차익실현 동기 역시 높은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자금조달과정에서 누적적으로 신주가 늘어나 기존 주주의 주식가치 희석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며 "통상 CB투자자나 유상증자 납입자의 경우 시가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고 차익을 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피해는 소액주주들이 떠안는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