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심두보 기자] 팹리스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브로드컴의 VM웨어(VMware) 인수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유럽연합(EU)의 반독점 조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복수의 취재원을 인용해 EU 당국이 브로드컴-VM웨어 M&A에 대해 2단계(Phase 2) 반독점 조사를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EU는 통상 대규모 M&A에 대해 1단계(Phase 1) 조사를 진행하며, 이 조사는 대개 수개월이 소요된다. 더 심층적인 조사인 2단계는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독점에 대한 심대한 우려가 있을 경우 딜이 아예 무산될 여지도 있다.

브로드컴은 지난 5월 26일 CM웨어를 61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리 돈으로 약 77조 원에 해당한다. 브로드컴 M&A 역사상 최대 규모이며, 테크 산업 내에서도 메가 딜로 구분된다.

브로드컴은 2018년과 2019년 각각 CA테크놀로지스(CA Technologies)와 시만텍(Symantec)을 인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다르면, EU 관계자들이 해당 M&A 이후 브로드컴이 서비스의 가격을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 무산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의 대표 팹리스 기업인 엔비디아는 2020년 Arm 인수 계약 체결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규제당국의 반대로 인해 2022년 이 딜은 실패로 귀결됐다. 당시 EU는 Arm M&A에 대해 2단계 심층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팬데믹 이후 반도체 부족 사태가 여러 산업에 악영향을 주며 반도체 제조 시설과 기술력 확보가 정치권의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자국 경쟁력 육성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경을 넘어선 협력보다는 우수 기업 및 인재 유치가 선결과제가 되어 가고 있다. 때문에 반도체 부문 대형 M&A가 과거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