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휴림로봇이 최근 두 달간 연이어 기업 인수합병(M&A)을 단행하고 있다. 현대차 협력업체이자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정지 중인 디아크를 지난달 인수한 데 이어 무선통신장비 제조기업인 코스닥 상장사 더에이치큐(THQ)까지 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한다. 휴림로봇은 이번 인수에 대해 "더에이치큐의 5G 안테나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면 스마트팩토리 내 로봇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휴림로봇은 더에이치큐 경영권 확보를 통한 경영 참여를 위해 기존 최대주주였던 에스엠브이홀딩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 더블유에스디홀딩스로부터 더에이치큐 주식 80만주(2.16%)를 100억원에 취득했다. 지난 22일 계약금을 선지급했으며, 임시주주총회 전일인 8월 2일 잔금을 지급하면 최종 거래가 완료된다. 이와 함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더에이치큐 주식 592만1831주(13.79%)를 취득해 총 주식 수 672만1831주를 보유, 최대주주에 올라선다.

휴림로봇은 지난달 거래정지 중이던 코스닥 상장사 디아크를 인수한 바 있다. 디아크는 현대차 주력 차종인 그랜저, 포터 등에 내외장재를 공급하는 1차 벤더 업체로 지난해 매출 426억원, 영업이익 14억원을 기록했으며, 연말 기준 1600억원 가량의 수주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휴림로봇은 "완성차 시장 진입해 내외장재 제조 분야 산업용 로봇을 추가 개발하고, 휴림로봇의 기술 도입을 통해 디아크의 생산 효율성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휴림로봇이 디아크에 이어 인수한 더에이치큐는 1997년 설립 후 통신서비스분야의 안테나를 제조, 판매하는 업체다. 5G 통신에 사용되는 기지국 안테나와 인빌딩 안테나를 개발, 생산, 판매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업자 3사와 기본적으로 직접 계약을 맺고 제품을 공급 중이다. 

더에이치큐는 안테나를 제조·판매하는 안테나사업부, 관광객을 대상으로 소비를 유도하고 면세점으로부터 송객 수수료를 받는 인바운드플랫폼 사업부로 구분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전체 사업 가운데 안테나사업부의 매출 비중이 60%(2021년 기준)로 높은 편인데, 지난해 안테나사업부 매출 156억원 가운데 62억원이 해외 시장 매출이고 그 비중은 40%다. 해외 가운데 미주 시장은 미국 법인을 통한 판매, 그 외 기타 해외 시장은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간접 판매를 하고 있다. 

더에이치큐는 지난해 260억원, 영업이익 33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 실적으로 보면 올해 1분기 매출 61억원, 영업손실 3억원, 당기순손실 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 늘고,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133%, 117% 폭으로 줄어 적자 전환했다.

◆감마누 시절 상폐 위기 딛고 기사회생

휴림로봇이 인수에 나선 더에이치큐는 1997년 '감마누 웨이브'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회사로, 전신은 '감마누'다. 2017년 재무제표,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회사는 당시 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상장폐지 절차를 밟아 정리매매를 진행하던 중 회사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상장폐지 결정 등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되면서 2018년 10월 상장폐지 절차가 보류됐다. 회생 절차는 그해 12월 종결됐다. 2019년 1월 재작성된 2017년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에 대해 '적정'의견을 받았고, 이후 서울남부지법에 상장폐지결정의 무효를 확인하는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에 2020년 8월부터 주권 거래가 재개됐다. 지난해 3월 사업다각화와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현 사명으로 변경했다.

휴림로봇은 더에이치큐와 협업을 통해 제조업, 군사, 배송 등 다분야에서 로봇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밀하게 로봇을 제어하고, 실시간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 더에이치큐의 통신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휴림로봇 관계자는 "더에이치큐의 안테나 기술을 로봇에 적용하면 스마트팩토리, 스마트팜 내 로봇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배송 로봇을 비롯해 새로운 서비스 로봇이 도입되고 있는 분야의 기술 발전도 가속화할 것"이라며 "휴림로봇과 더에이치큐의 시너지로 로봇 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인수한 디아크와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