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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지는 동북아 금융 허브의 꿈
딜사이트 박관훈 차장
2022.06.28 08:09:11
뭉쳐야 사는데 오히려 분산...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명암
이 기사는 2022년 06월 27일 10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차장]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금융 중심지 전략이 그렇다. 금융산업은 대표적인 집약산업이다. 고급 인력, 인프라, 금융기관들이 모여서 인력과 정보를 교류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구조이다. 미국은 뉴욕, 영국은 런던, 도시국가인 홍콩과 싱가포르를 비롯해, 대부분 국가별로 한 곳을 금융 중심지로 두고 있다. 복수의 금융 중심지를 두는 것보다 서울이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을 제치고 아시아의 금융도시가 되도록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한 곳을 선정해서 집중적으로 키워도 승산이 있을까 말까인데, 우리나라는 서울과 부산 이렇게 두 도시를 금융 중심지를 쪼개 놨다. 지역 균형발전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뭉쳐놓고 키워도 모자를 판에 우리나라의 금융 중심지 정책은 여전히 각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윤석열 정부가 산업은행 본점을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일각에선 4조원의 경제유발효과와 국가균형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부산이 세계 2위의 환적항으로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라는 점에서 산업은행과 금융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부산시에 따르면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따른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에 나타나는 경제유발효과는 4조원에 달한다. 부울경 생산유발효과가 2조4076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조5118억원이다. 취업유발효과도 3만6863명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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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에선 이산가족 신세를 면치 못할 산업은행 임직원과 전문 인력들의 이탈, 금융 경쟁력 저하와 업무 비효율성 등을 걱정하고 있다. 또 한 나라에 서울과 부산 두 개의 금융 중심지가 존재하면 오히려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여년 전부터 아시아 금융 중심지 육성 정책을 추진해 왔다. 2003년 서울과 2009년 부산을 금융 중심지로 정하고 아시아 1등 금융 중심지를 만들겠다고 외쳐왔다.


당시 정부는 단기적으로 자산운용업 중심의 특화 금융허브를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금융허브를 어느 정도 지향하는 금융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었다. 2007년까지 세계 50대 자산운용사 거점 유치, 2012년까지 특화 금융허브 완성, 2020년까지 대형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지역본부 유치 등의 목표를 세웠다. JP모건,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같은 세계적인 자산운용사가 국내 시장에 들어올 수 있는 토양을 만든다는 포부였다.


2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금융 위상은 어떨까. 서울은 지난 3월 영국 글로벌 컨설팅사 '지옌'이 집계한 GFCI(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세계 도시 126곳 가운데 12위를, 부산은 30위를 차지했다. 홍콩(3위), 상하이(4위), 베이징(8위), 도쿄(9위) 등 아시아 주요 금융도시들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경제대국이라고 하는데, 금융 경쟁력은 그에 못 따라가는 수준이다. 앞서 2017년 국민연금이 전주로 이전하자마자 2018년 서울의 국제금융센터지수는 33위까지 떨어졌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이 오히려 우리나라의 금융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약 7개의 외국계 은행이 국내 시장을 떠났다. 지난해에는 씨티은행이 우리나라에선 소매금융 철수를 선언했다. 당시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청산 비용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씨티그룹의 철수는 그만큼 한국 시장이 금융허브로나 수익성 면에서나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외국 금융기관들이 막대한 청산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우리나라에서 짐을 싸는 현상은 어쩌면 당연하다.


홍콩을 제치고 아시아 금융허브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 현 시점에서는 그 꿈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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